올해 연세의대 졸업생들이 세브란스병원 인턴 모집에 지원했다가 무더기로 고배를 마신 사실이 뒤늦게 전해지면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일 세브란스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연세의대 졸업자와 재수생 132명 중 약 40여명이 인턴 모집에 탈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브란스병원 모 교수는 "인턴 모집 결과 본교생 합격률이 70%에 불과했다"며 "반면 타교생 합격률은 90%가 넘었다"고 전했다.
사실 세브란스병원은 서울대병원 등과 함께 상당히 강한 순혈주의를 지켜왔다는 점에서 이같은 결과는 이례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특히 세브란스병원 인턴 정원은 223명이지만 졸업생과 재수생을 모두 합쳐도 132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40여명이 탈락한 것은 충격적인 결과.
이 교수는 "사실 정원이 223명에 달하는 만큼 본교생 지원자 132명을 모두 합격시키고도 충분히 타교생을 뽑을 수 있었다"며 "하지만 공정한 절차를 지키다 보니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풀이했다.
상당수 관계자들은 인턴 선발 전형 기준을 변경한 것이 이러한 결과를 가져왔다고 분석하고 있다.
인턴 선발 과정에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국시 점수와 내신 비중을 높이면서 본교 출신들이 되려 불이익을 봤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브란스병원은 올해 인턴 선발시 국시성적 45%, 의대성적 35%, 면접시험 15%, 선택평가 10%를 반영했다.
또 다른 교수는 "사실 세브란스병원에 지원하는 타교 출신들은 내신과 국시성적이 우수한 경우가 많다"며 "반면 연세의대 출신들은 1등부터 꼴등까지 세브란스병원에 지원했으니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일부 대학에서는 국시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들은 유급까지 시키는 것으로 안다"며 "물론 인턴에 떨어진 학생들은 안타깝지만 연세의대가 굳이 그럴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