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가 내년부터 실시를 검토 중인 우울증 정기검진에 대해 한의계가 참여의사를 표방하고 나섰다.
특히 의료윤리 관련 학회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과 다소 상반된 행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한의사협회는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우울증 등 정신건강 질환에 대해 한의약적인 치료가 효과적이라는 근거를 제시하며 이번 정기검진 사업에 한의사도 포함시킬 것을 촉구했다.
한의협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우울증 등 정신건강 검진 과정에서 현대의학에 의한 관리 및 치료 뿐만 아니라 한의학적 정신건강 관리 및 치료방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서 난임 및 불임 부부에 대한 각종 시술 및 지원에서도 한의계를 배제한 데 이어 정신건강질환 검진 사업에도 참여시키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며 호소했다.
한의학에선 우울증을 '기울증'이라고 칭하며 '발산시킬 수 없는 욕구 불만이나 지나친 걱정과 생각 등으로 기가 제대로 순환되지 못하고 억압되어 나타나는 상태'로 본다.
한의학적 치료는 침, 뜸, 부항 등 한의학적 치료를 통해 기를 원활하게 순환시켜주는 식이다.
정신상태가 침울하고 생리기운이 침체돼 있어 식욕부진, 사지무력 등의 증상을 수반하므로 기를 원활하게 순환시켜주면 우울증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한의협은 우울증에 대해 한의학적 치료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임상 연구 논문이 다수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그 중에서도 지난 2009년 국립의료원 한방신경정신과 강현선 원장 외 3인이 동의신경정신과 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을 소개했다.
강현선 원장은 해당 논문에서 "갱년기 장애를 동반한 우울증 환자에게 침, 뜸 치료 및 한방정신요법, 점진적 근육이완법을 시행한 결과 치료 전후 뚜렷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또한 동의대학교 한의과대학 한방신경정신과학교실 오경민 원장은 논문(주제: 한방치료와 호흡명상으로 호전된 불면 및 우울증을 동반한 불안 장애 환자 사례)에서 "불면과 우울증을 동반한 불안 장애 환자에게 침ㆍ뜸 치료, 한약 치료, 마음챙김 호흡명상을 시행한 결과, 임상경과 관찰에서 뚜렷한 증상 개선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한의협 김정곤 회장은 "우리나라 의료제도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한방이 소외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면서 "정신건강 검진 사업에 한의사도 포함시켜 한의학적 관리 및 치료를 활용해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