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선 것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너무 성급했다."
"의학적인 소견을 낼 때에는 보다 신중했어야 했다.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강용석 의원의 진흙탕 정치싸움에 전의총이 말려든 꼴이 된 듯해서 안타깝다."
최근 전국의사총연합이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박주신 씨의 MRI 진위 여부에 대한 의학적 소견을 발표한 것을 두고 개원가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의사에 대한 국민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이슈는 더욱 더 의사에 대한 신뢰도를 추락시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전의총은 강용석 의원으로부터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의 MRI에 대한 의학적인 소견을 제출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20대의 MRI일 가능성이 낮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박주신 씨가 즉각 세브란스 병원에서 공개적으로 MRI 촬영을 실시, 사실임을 입증하자 앞서 전의총의 소견은 잘못된 판단이었음이 확인됐다.
이를 두고 일선 개원의들의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모 지역의사회 회장은 "개인적으로 전의총의 진보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이번 일은 공식적인 사과가 필요하다"며 "전문가로서 의학적 소견을 발표하는 데에는 신중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강용석 의원으로부터 자문을 요청받은 것이라면 적어도 관련 학회나 관련과 대학 교수에게 자문을 받아 처리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개원의협의회 한 임원은 의사 전체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고 꼬집었다.
그는 "국민들이 느끼기에는 한 의사단체의 입장이라기 보다는 의사 전체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면서 "성급하게 일을 처리한 것이 아쉽다"고 했다.
또한 이번 사안은 전의총만의 문제가 아니라 의사 전체의 문제로 의사협회 등 의료계가 함께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모 개원의사는 "국민들은 어차피 전체 의사를 묶어서 생각하기 때문에 전의총이 소견을 발표했다고 다른 의사들이 나몰라라 할 수도 없는 일"이라면서 "의협 등 대표 단체가 이에 대해 해명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평소 전의총의 급진적인 행보에 불만을 품었던 개원의사 일부는 "이번 기회에 해체하라"며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이에 대해 전의총 노환규 대표는 "의사단체로서 의학적인 소견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문제될 게 없다"고 했다.
다만 소견서에서 '20대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하지 말고 수치(%)로 정확히 표기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노 대표는 "이는 영상의학과, 정형외과 다수의 의사들이 참여한 것으로 소견 내용에 대해서는 잘못된 부분이 없다. 의학회나 대학병원에 위임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회적 이슈가 발생했을 때 의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