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선진국과 공동연구를 통해 잇따라 의과학적 성과를 내고 있다는 좋은 소식이 들리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우리나라 의생명 과학분야 연구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외과 정재호 교수는 27일 "외국과 공동연구를 활발히 하는 것은 우리나라 의생명과학 관련 리서치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연구수준이 높아지니까 좋은 논문이 많이 나오는 것도 하나의 요인"이라고 밝혔다.
일례로 정재호 교수팀은 최근 미국 MD 앤더슨 암센터와 공동연구를 통해 암세포의 에너지 대사를 타깃으로 하는 표적치료 연구에 단서를 제공하는 동물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공동연구진은 당뇨병약 '메트포민'과 당대사 억제물질인 '2-디옥시글루코스'를 같이 투입한 결과 대조군보다 암세포가 약 50% 정도 줄어든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연구 결과는 작년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한 심포지엄에서 유망한 종양대사 표적치료 전략으로 소개됐다. 또 '분자종양치료(Molecular Cancer therapeutics)' 최신호에 실렸다.
국내 연구진이 1~2년간 해외연수 시에 쌓은 인연도 공동연구를 할 때 좋은 점이다.
중앙대병원 성형외과 김우섭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 응용공학과 무디 데이비드(Mooney David)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조직복원 및 주름개선 등에 쓸 수 있는 새로운 바이오 필러를 개발해 특허까지 출원했다.
김 교수는 1992년부터 1년간 미국 하버드의대에서 연구강사로 지내며 무니 교수 등과 인연을 맺고, 미국성형외과학회지 등에 연골조직공학에 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의료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국가를 초월한 공동연구뿐만 아니라 산학이 연계된 연구도 증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우리나라 산학협력이 지금보다 20~100배로 활발해지지 않으면 안된다. 산학교류가 외국에 비해서 훨씬 적다. 횡적 교류가 많아야 의료수준도 한단계 더 높아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