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외과 정재호 교수는 미국 MD 앤더슨 암센터와 공동연구를 통해 당뇨병약 '메트포르민'과 당대사 억제물질인 '2-디옥시글루코스'를 같이 투입하는 동물실험을 했다.
그 결과 암세포가 약 50% 정도 줄어들어 이것이 다양한 암 종류에서 매우 효과적인 항암효과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결과에 따르면 두가지 물질을 같이 투입하고 21일이 지난 시점에서 대조군은 종양의 크기가 3500㎣인데 반해 2-디옥시글루코스와 메트포르민 병용 투여한 군은 1700㎣로 대조군 보다 종양의 크기가 48%나 줄었다.
또 적출된 종양의 무게도 대조군이 20g 이었고 2-디옥시글루코스와 메트포르민 병용 투여군은 9g으로 대조군 보다 55% 이상 줄어들었다.
연구진에 따르면 2-디옥시글루코스는 포도당처럼 쉽게 암세포 속으로 들어가지만 에너지로 만드는 대사 작용에는 포함이 안 되는 대사적 불활성 물질이다.
메트포르민은 암세포 내 에너지 발전소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가 에너지를 생성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정재호 교수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표적 치료제가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유전자 변이를 타깃으로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에게 내성이 발생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 돼 왔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암세포의 에너지 대사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메트포르민의 항암효과의 기전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종양에너지 대사를 타깃으로 하는 '표적치료' 연구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작년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 암연구학회-미국 국립암센터-유럽 암치료연구학회 공동 주관의 ‘분자 표적 및 암치료 요법 국제심포지엄'에서 MD 앤더슨 암센터 애나 곤잘레스 박사가 유망한 종양대사 표적 치료 전략으로 소개했다.
또한 '분자종양치료(Molecular Cancer therapeutics)' 최신호에 하이라이트 연구성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