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 내부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중인 약사법 개정안 저지를 체념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일반약 약국외 판매 저지 최선봉에 섰던 새누리당 원희목 의원마저 "국민과 함께 가지 않으면 어떤 직능도 살아남지 못한다"며 일반약 약국외 판매 수용을 주문하고 나섰다.
28일 대한약사회는 오후 2시부터 약사회관 4층 동아홀에서 2012년도 제58회 정기대의원총회를 열고 주요업무 및 사업실적, 안건 심의를 했다.
김구 회장은 총회 격려사를 통해 "의약품 약국외 판매 문제와 관련해 여러 회원들의 불안과 염려를 해소시키지 못하고 약사법 개정이라는 결과까지 오게 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회장은 "약사법 개정을 막아내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어떤 경우에도 약사로서 희망을 버리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국회 법사위에 약사회 개정안이 계류 중이지만 통과 불발 가능성은 낮다는 것을 돌려말한 셈이다.
이를 뒷받침 하듯 김구 회장은 "빼앗긴 땅도 중요하지만 찾아 올 수 있는 새로운 영토도 중요하다"면서 "회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잃어버린 것 이상의 성과를 반드시 실현시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약국 자율정화 사업과 약사발전위원회를 가동시켜 약사법 개정 이후 변화하는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약사 발전 계획을 마련하고 정부에 건의해 가시적인 성과를 얻어내겠다는 것이 약사회의 판단.
김구 회장은 "의약분업의 근간을 흔드는 외부세력의 도전을 선제적으로 방어할 수 있도록 선택분업과 원내약국 조제 확대 문제 등에 약사회 총력을 집중해 확실히 저지하겠다"고 전했다.
총회에 내빈으로 참석한 새누리당 원희목 의원도 약사법 개정안 통과 이후를 대비하자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원 의원은 "국민과 함께 가지 않는 어떤 직능도 살아남지 못한다"며 "보호받는 직능이 없는 상당히 힘든 시기에 (본인은) 일반약 슈퍼판매 문제를 논리로 보면 옳지 않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렇지만 왜 많은 국민이 일반약 슈퍼판매를 원하고 있는지 성찰이 필요하다"면서 "국민 여론을 외면하고 우리가 어떤 고통을 받아왔냐"며 자기반성을 주문했다.
심야약국과 당번약국 등으로 국민의 마음을 돌리려는 방식으로는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
원 의원은 "일반약 슈퍼판매는 해마다 나온 이야기로 이제는 해야 한다"며 "국민을 대상으로 투쟁할 수 없는 이상 개정안을 사문화시키거나 확장시킬 수 있는 힘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