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를 팔고 스키용품을 수입하는 등 본업을 벗어난 제약사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들의 외도 이유는 뭘까.
업계는 오는 4월 예정된 대규모 약값인하 등으로 인해 웃지못할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제약업계의 사업 다각화 현상은 최근 두드러졌다.
작년 매출액 업계 3위 녹십자는 얼마 전부터 프리미엄 맞춤형 분유를 팔고 있고, 한국오츠카제약은 남성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경동제약은 스포츠사업에 손을 댔다.
작년 3월 류기성 신임 대표 선임 후 본격화된 경동의 스포츠 용품 수입업은 직접 영업 대신 해외 제조사와 국내 대리점간의 중개역할에 치중하고 있다.
특히 국내 스키와 스노보드 부문에서는 관련 업계의 최대 수입상 중 하나로 급부상했다.
매출 규모도 해마다 늘어 전체의 10% 후반대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업계 부동의 1위 동아제약은 부동산 임대·매매·개발업을, 대원제약은 여행알선업, 정보통신 관련사업을, 근화제약은 자동차·차부품 판매 및 정비업을 진행 중이다.
업계는 이런 현상을 약가정책 등 정부의 변덕스러운 정책 추진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A사 임원은 "본업이 안정되면 위험 부담이 많은 신사업을 굳이 진행할 이유가 없다. 백신 등이 주제품으로 이번 4월 약가인하 태풍에 한발짝 비껴 서 있는 녹십자마저 분유를 판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정부 정책을 꼬집었다.
그는 이어 "현재 작동되는 약가인하 정책만해도 5~6개에 달한다. 하지만 가면 갈수록 줄지는 않고 늘어만 난다. 특히 약값 인하 정책 강도는 나올 때마다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다. 도저히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곳이 제약산업"이라고 한탄했다.
B사 관계자도 "아무래도 이곳 저곳에 손대다 보면 본업에 소홀해 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제약계는 변화무쌍한 정부 정책에 한 우물만 파다가 망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사업다각화에 나서는 이유"라고 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