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환우회가 비난받고 있다. 이들이 홈페이지 등에서 회원들에게 약 처방을 내리거나 제약사 측에 은근슬쩍 후원 압박을 넣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세브란스병원 한 교수는 최근 기자와 만나 "덩치 커진 일부 환우회 관리자들이 자신들이 의사인 마냥 회원들에게 처방까지 일삼고 있다"며 불쾌한 심정을 내비쳤다.
그는 "A환우회의 경우 초반에는 교수들과 유대적인 관계를 맺어 사이가 좋았는데 지금은 아니다. 덩치가 커지더니 많이 변했다. 자기들이 의사인 마냥 행동한다. 교수에게 이때는 이 약이 좋지 않느냐는 말도 서슴없이 한다. 정말 어이없다"고 성토했다.
이어 "아무래도 환우회가 커지면서 제약사 후원도 많이 받으니 신분을 망각한 것 같다. 이제는 그들과 정기적 모임도 갖지 않는다"고 했다.
서울대병원 모 교수도 활발히 운영되는 환우회일수록 의사 처방에 개입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자주 만나는 B환우회 간사는 C제약사 약을 좀 많이 써주면 안되냐고 말한다. 물론 농담조로 말했지만 기분이 나쁘기도 한다"고 꼬집었다.
이런 환우회들에게 불쾌감을 갖는 것은 비단 교수들만이 아니다. 은근슬쩍 후원을 요구받는 제약사도 마찬가지였다.
다국적 D제약사 PM은 "교수가 지적한 A환우회의 경우 정말 입김이 세다. 후원을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다. 의사 눈치도 모자라 환자 눈치도 보고 있다. 제약사는 그야말로 샌드위치"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