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회장 후보들이 인턴제 폐지를 두고 입장차를 드러냈다. PA 양성화, 전공의 신임업무 이관에 대해서는 의견을 같이 했다.
<메디칼타임즈>는 제37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를 맞아 사전질의서를 통해 출마 후보들에게 인턴제 폐지, PA 양성화, 전공의 신임업무 이관 등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먼저 복지부가 추진하는 인턴제 폐지안(NR-1+레지던트 4년)에 대한 입장은 미묘하게 엇갈렸다.
윤창겸 후보는 "대학병원 진료를 전문화가 세분화가 진행돼 일반의로서의 역할이 떨어지고 간단한 질환으로 여러 과를 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면서 "현재 일차의료를 담당하는 개원의사들은 비교적 다양한 일반진료를 하고 있어 환자나 정부 재정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을 꺼냈다.
윤 후보는 "여기에는 인턴제도도 역할을 하고 있다고 판단돼 존속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나현 후보도 "인턴제 폐지론은 인턴에게 의사업무와는 무관한 온갖 허드렛일을 시키는 데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중요한 것은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기 전 다양한 진료 경험을 쌓을 기회를 갖도록 하자는 인턴제의 본래 취지를 어떻게 살리느냐다"고 강조했다.
반면 노환규 후보는 "관련 의무규정을 만들어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원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지방 학생들의 진로 선택권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최종적인 결정은 의과대학생들의 총합된 의견에 크게 달려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수호 후보도 "궁극적으로는 서브 인턴제 도입을 전제로 하는 인턴제 폐지에 찬성한다"면서 "하지만 피해를 볼 수 있는 의대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연착하도록 제도 보완이 합의되기까지는 유보하는 것이 옳다"고 설명했다.
최덕종 후보는 "장단점이 있겠지만, 일차진료 의사를 확충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면 괜찮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전기엽 후보는 "현재는 전공의 운영이 너무 세분화되고 절편화된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전공의들이 필요한 지식과 술기를 충분히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자신의 수련병원 뿐만 아니라 다른 병원이나 의원에서 6개월 정도는 순환 근무하도록 하는 것이 어떤 형식적인 제도보다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의협회장 후보들은 PA 양성화에 대해서 모두 부정적인 목소리를 냈다. 전공의 신임업무를 병원협회가 아닌 의학회나 별도기관으로 이관해야 한다는 데에도 동의했다.
윤창겸 후보는 "PA를 양성하는 것은 훗날 의사의 영역침범에 불씨가 될 수 있다"면서 "인건비 부담이 더 되더라도 수술중 심의 일반의나 해당과 전문의를 촉탁하여 안정된 대우를 해주는 것이 한 대안일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환규 후보 역시 "PA 양성화는 인건비를 아낀다는 경제적 논리로 의사의 업무를 비의사에게 넘겨주는 오류를 저지르는 것뿐이다. 의료의 원칙을 의사 스스로 훼손해서는 안된다"면서 "만일 불법적인 PA 사용을 고집한다면 의협이 나서서 불법의료행위를 고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현 후보는 "PA 양성화는 근본적으로 저수가에서 비롯된 것이다. 수가가 낮다보니 병원이 의사인력을 충분히 고용하지 못하자 궁여지책으로 PA를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PA 양성화는 길이 아니다. 병원이 의사인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경영환경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정답이다"고 말했다.
수련업무 이관에 대해서 주수호 후보는 "병협은 사용자 입장이기 때문에 전공의 수급면에서 국가적 의료 정책의 틀과 맞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며, 전공의 처우 개선에 대해서도 정책을 설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 "대한의사협회, 대한의학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등이 포함된 포괄적 기구를 신설해 이관, 승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덕종 후보는 "전공의 신임업무는 병원의 수익구조와 관련이 있다. 오죽하면 의대 졸업자수보다 많은 인턴 선발인원이 있고, 인턴수료자 보다 많은 전공의 선발인원이 있겠는가"라면서 "별도의 기관으로 이관해야 하는 것은 맞다. 이익 당사자들의 나눠먹기식은 곤란하다"고 못 박았다.
전기엽 후보도 "병원협회와 의학회 및 의협과 시민사회 또 정부가 호혜적으로 같이 모여서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기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