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이 교체된 일부 제약사들이 '때아닌 인사이동' 날벼락을 맞고 있다. 사장 입맛에 따라 희망퇴직까지 감행한 회사도 있었다.
특히 이런 현상은 주로 외국인이 수장을 맡는 다국적제약사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 다국적 A사는 작년 수장 교체 후 인사이동 후폭풍이 일었다. 제약의사가 크게 줄었고 직원 연령층이 전보다 크게 젊어졌다.
A사 관계자는 "새로 부임한 사장이 경험에 바탕을 둔 안정적인 조직 운영보다는 공격적 경영 성향이 강하다. 이 때문인지 고임금을 받는 오래된 경력자 등이 영어 등 언어 구사력이 좋은 젊은 친구들로 많이 교체했다"고 귀띔했다.
그는 "제약의사도 영업 등 보다 활발한 움직임을 원했지만, 주 업무가 임상 등에 국한된다는 점을 알고 그 수를 크게 줄였다"고 덧붙였다.
국내 B사는 외국인 사장이 오면서 직원 수가 크게 줄었다. 효율성을 따지는 그의 성향 때문이다.
B사는 최근 전체 직원의 20% 가량을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통해 감원했는데, 그 이유에는 약가인하 등도 거론되지만 수장의 경영 철학이 크게 반영됐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시각이다.
업계는 이런 현상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한국 풍토를 모르는 외국인 수장들이 국내에 머무는 임기 기간 동안 성과를 내기 위한 무분별한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국적 C사 관계자는 "외자사는 수장이 보통 2~3년 주기로 바뀌기 때문에 이 때마다 인사이동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회사 분위기도 그의 성향에 따라 크게 바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