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이 교수들의 역량을 평가해 성과급을 지급하는 인센티브제도 도입을 준비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향후 병원을 이끌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것이 병원의 목표.
하지만 이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8일 소식통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은 최근 의료진을 대상으로 하는 등급제도를 마련하고 조만간 이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번 등급제는 성과급을 바탕으로 하는 인센티브가 골자다. 상위 1%인 S급 교수가 될 경우 파격적인 성과급과 연구비를 지급한다.
현재 알려진 바에 따르면 등급은 S급부터 A, B, C, D, E 등 총 6등급으로 이뤄지며, 이미 교수 다원화 평가 틀도 마련한 상태다.
하지만 그전에 운영되던 호봉제도는 그대로 유지된다. 사실상 연봉 삭감 등 페널티는 없다는 뜻이다.
삼성서울병원 보직자는 "인센티브를 기반으로 한 포지티브 등급제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며 "최하 등급을 받더라도 페널티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삼성서울병원은 최근 의료진을 대상으로 이같은 제도에 대한 설명회를 갖고 여론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이에 대해 일선 교수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성과급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공감하면서도 등급제에 대한 반감도 새어나오고 있는 것.
삼성서울병원 A 교수는 "아무리 좋게 포장을 한다 해도 결국 교수들을 줄세우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며 "국내 최고 수준의 학자들에게 A, B, C 등급을 매긴다는 것 자체가 말도 되지 않는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아무리 기업이미지가 강한 병원이지만 이건 해도 해도 너무 하는 처사"라며 "당장은 반발을 고려해 페널티를 주지 않겠지만 결국 채찍이 날아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는 교수들도 많다. 사기 진작 차원에서라도 성과에 대한 일정 부분 보상책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병원의 또 다른 교수는 "사실 병원이라는 조직이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구조"라며 "개원 당시 모두가 열심히 뛰던 분위기가 서서히 나르시즘에 빠져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제도를 통해서라도 다시 한번 열심히 뛸 수 있는 분위기 형성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성과급 제도도 좋은 동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