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하면 박찬호, 축구하면 박지성, 골프하면 박세리. 해당 분야에서 존경하는 선수를 물으면 나오는 단골 대답이다.
이유는 뭘까. 답은 '개척자'라는 단어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누가 먼저 만들어 놓은 길을 쫓아가기는 쉬워도 개척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수원 '연세모아병원'은 유니세프 최초 후원병원이다.
이 병원 양오승 원장은 개원(2002년 3월) 직전 '우리 병원에서 태어나는 신생아가 후진국 신생아를 후원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실천에 옮겼고, 이것이 최초라는 단어를 얻게 된 계기가 됐다.
지금은 이 병원의 후원 방식을 국내 대부분의 산부인과가 따라할 정도로 유명해졌다.
박찬호, 박지성, 박세리 등이 개척한 길을 후배들이 따라오듯 말이다.
바른진료와 좋은병원을 철학으로 내세우는 양승오 원장을 만나봤다.
최초 유니세프 후원병원으로 들었다.
처음에는 몰랐다. 하고 나서보니 유니세프 첫 후원병원이었다. 10년 전인 2002년 3월부터 매달 후원하고 있다.
지난 2006년 후원병원 프로그램에 동참한 병원이 18곳으로 늘었고, 2010년에는 173개 병원으로 늘어 후원금만 3억 3000만원이 넘었다. 작년 6월 기준으로 200개 병원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특히 기존에는 산부인과 병원이 주로 참여했다면 이제는 소아과, 치과, 한의원 등으로 후원병원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어떤 후원 활동을 하는가.
간단하다. 본원에서 태어나는 신생아 1명이 그 시각 태어나는 다른 나라 신생아 1명에게 후원하는 방식이다. 대상은 주로 어린이 사망률이 높은 개발도상국 등이다.
국내 신생아 1명이 태어날 때마다 아프리카의 신생아 한명을 살리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신생아 1명당 2000원을 후원한다.
병원의 한달 후원금은 영양실조에 걸린 어린이 10명에게 하루 3번 고단백 영양식을 한 달간 먹일 수 있다.
미혼모 등의 지원도 이뤄진다는데.
2년 전부터 시작됐다. 미혼모가 의학적 혜택을 받기 힘들다는 점을 주목했다.
어린 산모들이 대부분이어서 임신을 해도 어떻게 할지 모른다. 이렇다보니 자기 몸관리를 못해 어린 나이에도 고혈압, 빈혈, 임신 중독 등의 현상이 온다.
그래서 누군가는 의학적 케어(care)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특정 미혼모 시설과 연계를 해 도움이 필요한 이를 돕고 있다.
소액이지만 소외받는 다문화가정 임산부들에게 출산·진료비 지원도 하고 있다.
병원 철학은 무엇인가.
바른진료로 좋은 병원이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환자가 모든 중심이 돼야한다.
의료라는 것은 공익성이 있다고 본다. 일반 제품을 파는 것과는 다르다. 환자를 진찰할 때 바르고 똑바르고 올바르게 해야 한다는 것이 병원 철학이다.
오는 31일이 개원 10주년이다. 이 기간 동안 3만명에 가까운 신생아가 태어났다. 초심을 잃지 않고 더 바른 진료를 할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