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관광 브로커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중국인 유학생까지 가세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일 A의료관광 에이전시 업체에 따르면 해외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무허가 브로커들이 늘고 있다.
A에이전시 업체는 브로커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한국 의료관광을 원하는 중국인인 것처럼 꾸며 중국 내 유명 포털사이트와 온라인카페 등에 질문을 올리고 반응을 지켜봤다.
예상 밖에 가장 먼저 연락이 온 것은 에이전시가 아닌,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 유학생들이었다.
이들 유학생은 한국에서 성형수술을 받고 싶어하는 중국 10~20대 여성을 공략하고 있었다.
이들은 같은 중국인이고, 비슷한 연령대라는 점을 내세워 젊은 여성들에게 접근했다. 또 이들은 중국어와 한국어에 능통하고, 한국 유명 성형외과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내세웠다.
특히 이들은 "우리는 같은 중국인이니까 도와주겠다"는 식으로 대하기 때문에 '브로커' 이미지를 풍기지 않아 자연스럽게 중국인 환자들의 신뢰를 샀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이들은 해당 의료기관에 중국 환자를 한 명 유치할 때마다 수술비의 30%에서 많게는 50%의 수수료를 요구했다.
B성형외과 관계자는 "중국 유학생들이 직접 찾아와 환자를 유치해 줄테니 수술비의 30%를 요구해 왔다"면서 "그들은 이같은 사실을 환자에게 알리지 말 것도 요구했다"고 밝혔다.
중국 유학생 중에는 수술비의 50%를 수수료로 요구하기도 했다.
게다가 이들 유학생은 10~20대 젊은 여성들이 금전적인 여유가 없다는 점을 고려해 한국 체류비용을 줄여주겠다고 접근했다.
숙박비를 아껴주겠다며 호텔 등 숙박업소가 아닌 자신의 자취방에서 머물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브로커는 환자와 동행할 때 발생한 비용(밥값, 교통비 등) 일체를 수술을 받기 위해 방한한 여성들에게 지불하도록 했다.
심지어 이들은 공항에 픽업을 나가는 대신 자신의 공항 리무진 버스 비용을 지불해줄 것을 요구하고, 별도로 숙박비까지 챙기기도 했다.
이런 현상은 최근 한류 붐을 타고 중국 10~20대 여성들의 한국 성형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
에이전시 업체 관계자는 "중국 젊은 층은 한국에서 성형한 것을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들은 숙박비 등 기타 비용을 아끼지만 수술비용은 과감하게 지불하는데 브로커들이 이를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숙박비, 교통비는 아끼더라도 수술비는 과감하게 투자한다는 게 에이전시 업체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이처럼 개인 브로커가 기승을 부리면서 병의원과 정식으로 복지부에 등록한 의료관광 에이전시 업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자칫 한국 의료 전체에 대한 불신감만 높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새어나오고 있는 게 현실이다.
모 성형외과 관계자는 "일부 브로커의 무리한 수수료 챙기기로 한국 의료관광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우려스럽다"면서 "전문 에이전시 업체도 많은데 유학생들까지 뛰어들면서 시장이 혼탁해지는 게 아닌가 염려된다"고 했다.
모 의료관광 에이전시 업체 관계자는 "해외환자 유치 브로커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면서 "날로 그 방법이 다양해지고 있어 이에 대한 정부의 철저한 단속과 관리가 요구된다"고 주문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해외환자 유치업체는 보건복지부에 등록한 이후에 가능하다"면서 "위법 사항이 적발될 경우 무등록자의 경우 3천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고 했다.
그는 이어 "현재까지 무등록자의 환자유치를 적발하거나 신고접수 된 게 없다"면서 "이를 악용하는 의료기관도 문제라고 본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