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4월 대규모 보험약 약가인하 대변혁 예고
4월부터 6506개의 보험약이 평균 14% 인하되면서, 의료계에 처방 패턴 변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특히 일부 의사들은 오리지널과 복제약 가격이 같다면 당연히 임상 데이터가 충분한 오리지널을 써야 한다고 말해 복제약 위주의 국내 제약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하지만 일부 국내사들은 이번 약가인하 정책을 처방 변경의 적기로 판단하고 있다.
쌍벌제 이후 처방 변경이 리베이트로 오인받았다면 약가인하로 인한 약 변경은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밖에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의사들 "약가인하로 처방 변경 가능성 충분하다"
실제 많은 의사들은 이번 약가인하로 처방 변경이 올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신규 환자에게 약을 처방할 때 환자 부담금을 고려해 의약품 선택을 할 수 있다고 했다.
한 내과 개원의는 "'리피토'와 '크레스토'는 고지혈증 치료의 대표 오리지널약이다. 모두 좋다는 뜻이다. 하지만 4월부터는 '리피토' 약값이 크게 떨어지고 '크레스토'는 그대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신환에게 약을 처방한다면 환자의 경제적 상태를 고려할 수 있다. 아마도 신환에게는 리피토에 손이 더 가지 않을까 싶다"고 귀띔했다.
다른 내과 개원의는 오리지널 선호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4월부터 오리지널과 복제약 가격이 같아지는 품목이 많은데 이럴 경우 당연히 임상 데이터가 풍부한 오리지널을 써야한다. 복제약은 그동안 싸다는 장점이 의사들에 어필했다. 이것이 없어지면 더 이상의 경쟁력은 없다"고 못 박았다.
대학병원 교수들 사이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감지됐다.
S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대학병원에 오는 환자들은 다른 약도 많이 복용한다. 약값이 부담이 있을 수 있다는 소리다. 약값이 싸진다면 어느 정도 처방 변경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물론 약가인하와 관계없이 기존 처방 패턴을 유지한다는 의사도 존재했다.
최장락 대한개원내과의사회 부회장은 "약값이 싸져도 처방에는 변화가 없다. 의사는 소신껏 처방한다. 약값에 관계 없이 환자에 맞는 약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계 "지금이 처방 변경 적기"
제약계는 이런 의료계의 처방 변경 움직임에 맞춤형 전략을 짜고 있다.
특히 일부사는 쌍벌제 이후 처방 변경은 리베이트로 오인 받았지만, 약가인하 이후 처방 패턴 변화는 이런 오해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공격적인 영업을 진행 중이었다.
국내 상위제약사 PM은 "지금이 어떻게 보면 제약계의 위기이자 기회다. 처방 변경이 일어나도 별 다른 오해를 받지 않는 시기다. 정부도 약값이 싸져서 처방을 바꿨다는데 의심하기도 뭐한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그는 "솔직히 현장에서 공격적인 영업 움직임이 많다"고 귀띔했다.
처방 변경을 위한 맞춤형 전략에는 복제약 가격 자진인하 움직임도 있다.
오리지널과 제네릭 가격이 같아지면 승산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국내 상위제약사 PM은 "얼마전 회의에서 복제약 자진인하를 논의했다. 결국 약값을 내리기로 했다. 솔직히 내가 의사라도 리베이트 등의 요인이 없고 오리지널과 제네릭 가격이 같으면 오리지널을 쓴다. 앞으로 제네릭 저가 마케팅이 판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