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연구중심병원 공모를 앞두고 병원들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문해 주목된다.
의료계에 따르면, 복지부 임채민 장관과 서울대병원 정희원 원장이 지난 17일 비공식 만남을 통해 연구중심병원 등 의료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2월 '보건의료기술 진흥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 공포를 통해 ▲연구조직 ▲연구인력 ▲연구시설 및 장비 등 인프라 ▲연구실적 ▲연구역량의 질 ▲임상시험 수준 등을 공지했다.
임채민 장관은 이날 정희원 원장에게 연구중심병원의 구체적 방안을 제시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장관은 "연구중심병원에 투입되는 예산 확보를 위해 국민과 예산부처를 설득할 수 있는 가시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단순히 R&D 개념으로 연구중심병원을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할 것으로 전해졌다.
복지부가 계획 중인 연구중심병원은 내년부터 9년간 총 2조 4천억원(민간부담 60%)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 사업이다.
임채민 장관은 이어 대형병원이 현재와 같은 진료 중심으로는 연구중심병원 기능을 수행한다고 설득하기 힘들다며 연구 성과 실용화를 위한 병원들의 인식 전환과 독자적인 예산 마련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임채민 장관이 연구중심병원 사업의 실용화에 초점을 두고 과제를 던진 것 같다"면서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국민과 기재부를 설득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렇다고 진료 기능을 무조건 축소하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본다"며 "일부 차이는 있으나, 10년 넘게 보건의료 연구에 많은 예산을 투입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게 현실"이라며 임 장관의 생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서울대병원은 조만간 연구중심병원의 구체적인 청사진 마련을 위한 내부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정희원 원장은 임채민 장관에게 국립중앙의료원 및 적십자병원 진료협력 강화 등 서울대병원의 공공성 확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현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