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경쟁규약 등으로 의학계 살림이 급격히 기울면서 추계학술대회 장소 섭외에 애를 먹고 있다.
대다수 학회들이 호텔을 포기하고 대안을 찾고 있지만 학술대회를 열 수 있는 대학 강당 등은 한정돼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A학회 이사장은 23일 "아직 추계학술대회 장소를 정하지 못했다"면서 "매년 같은 호텔에서 개최해 왔던 터라 다른 장소에 익숙하지 않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이곳 저곳 추천을 받고 있지만 학회에 딱 맞는 장소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마음은 급한데 대안이 없으니 답답한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일찌감치 대학 강당 섭외에 나섰지만 예약에 실패해 전전긍긍하고 있는 학회도 많다.
매년 호텔에서 학술대회를 열던 학회들이 갑자기 대학 강당으로 장소를 옮기면서 일종의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이들 학회는 우선 여러 곳에 예약을 걸어 놓고 가능한 저렴한 장소를 택하느라 여념이 없다.
B학회 총무이사는 "서울성모병원은 물론,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규모 있는 강당이 있는 곳은 모두 알아봤지만 9~10월 모두 예약이 찬 상태"라며 "학회 예산으로 다른 장소는 도저히 불가능 한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그는 "우선 급한대로 그랜드힐튼 호텔에 가예약을 걸어놨다"며 "학술대회를 열지 않을 수는 없으니 몇 군데 예약이라도 걸어놓고 대안을 찾아야 하지 않겠냐"고 하소연했다.
C학회는 아예 지방으로 장소를 옮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현재 잠재적으로 결정한 곳은 대전 컨벤션센터. 하지만 근방에 숙박시설이 마땅치 않아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이 학회 이사장은 "등록비를 올리느니 학술대회 장소를 저렴한 곳으로 옮기자는 의견이 많아 적당한 장소를 물색중"이라며 "그나마 대전컨벤션센터가 서울과 가까운데 숙박시설을 구하는 게 또 다른 과제로 남았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등록비를 올려도 불만이 나올 것이고, 학회 개최지를 바꿔도 욕을 먹을테니 이번 집행부는 이래저래 동네북이 되게 생겼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