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계 '큰손' 제약사가 사라지고 있다. 쌍벌제, 약가인하 등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제약계가 경비 절감에 나서면서 생긴 현상이다.
실제 어떤 곳은 작년 기부금을 전년도에 비해 50억원 이상을 줄이기도 했다.
29일 <메디칼타임즈>는 2010년 기부금 10억원 이상을 기록한 '큰손' 제약사 14곳의 지난해 기부 현황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이들 제약사의 작년 기부금 총액은 259억 7700만원으로 전년(405억8200)에 비해 무려 146억 500만원이 줄었다.
업체별로는 녹십자의 기부금 감소가 두드러졌다.
녹십자의 2010년 기부금은 69억 5300만원이었지만 작년 14억 7100만원으로 감소했다. 1년 사이에 54억 8200만원을 줄인 것이다.
사노피도 작년 기부금이 23억 3800만원으로 직전년도(55억 5400만원)와 비교해 32억 1600만원이 줄었다.
녹십자와 사노피의 기부금 급감은 경영실적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 두 회사는 작년 매출액이 전년도에 비해 감소한 몇 안되는 곳이다.
이밖에 작년 기부금이 전년도에 비해 10억원 이상 줄은 기업은 노바티스(22억 6400만원), 아스트라(22억원), 유한양행(16억 9800만원), 광동제약(10억 4500만원) 등이었다.
제일약품(6억 5400만원), 오츠카(4억 9700만원), 애보트(3억), 바이엘(3억 1400만원), 박스터(6200만원) 등도 기부금을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씩 줄였다.
기부금을 크게 줄인 A업계 인사는 "최근 1~2년 사이 쌍벌제, 약가인하 등 정부의 규제 정책으로 제약계 살림살이가 크게 나빠졌다. 기부가 줄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없는데 퍼줄 수는 없지 않느냐"고 답답해했다.
한편 동아제약과 유나이티드제약은 작년 기부금 액수가 직전년도보다 크게 늘어 눈길을 끌었다.
동아(작년 43억 6500만원)와 유나이티드(25억 7000만원)은 각각 전년도에 비해 15억원 가량 기부금을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