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설마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예상보다 심각했다. 앞으로도 답이 없기 때문에 한숨만 나온다."
약가인하 첫 달을 경험한 마케팅 담당자들이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실적 부진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다국적 A제약사 PM은 14일 "B제품의 지난 4월 처방량은 전년동월보다 많았다. 아무래도 고령화 등에 따른 자연증가분이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처방액은 20% 가까이 떨어졌다. 약값이 떨어진 만큼 고스란히 손해를 봤다"고 토로했다.
신약을 가진 국내 C제약사 PM도 약가인하로 큰 피해를 봤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리베이트 규제 등으로 신약을 가진 회사가 마케팅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봤는데 약가인하로 모든 것이 일그러졌다. 특허 만료된 같은 계열의 오리지널과 복제약 가격이 확 떨어지면서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처방이 오히려 감소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신약 마케팅은 초반 1~2년이 중요한데 약가인하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이런 상황 속에 일부 제약사들은 구조조정이라는 약가인하 타개책을 꺼내들었다.
특히 이런 현상은 외국인 사장이 있는 다국적제약사에서 두드러졌다. 실제 현 시점에서 A사와 B사는 인원감축에 나선 상태다.
다국적 D사 관계자는 "외국인 사장은 임기 내에 본사에 성과를 보여줘야한다. 어려운 환경에서 좋은 실적을 내면 더욱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한국 기업 정서와 달리 인원 감축 등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미 일부 다국적사에서 구조조정을 했거나 진행 중이다. 직원 차량 지원 등 있던 복지혜택마저 뺐는 회사도 나오고 있다. 약가인하로 인한 실적 악화는 물론 부작용도 만만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