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간판만 걸어놓으면 환자가 제 발로 찾아오던 시대는 갔다.'
최근 이비인후과 개원의들 사이에서 급변하고 있는 이비인후과 개원가의 현실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그만큼 이비인후과 개원가에 위기감이 엄습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환자 수'로 먹고 사는 이비인후과에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17일 심평원 통계지표에 따르면 이비인후과의 1일 외래 내원환자는 2009년 99.1명에서 2010년 98.1명으로 줄기 시작하더니 2011년에는 97명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일 평균 환자 수에서도 1위를 고수하다 정형외과(97.2명)에 밀려났다.
의원급 이비인후과 일평균 외래 환자가 감소한 것을 두고 이비인후과 개원의들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기도 A이비인후과 개원의는 "매년 신규 개원 의료기관이 늘어나는 반면 과거에 비해 감염성 질환의 감소로 환자군 자체가 줄었고, 감기 환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소아환자가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의료환경 및 환자군의 변화가 환자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다.
또한 일각에선 이비인후과로 유입됐던 소아 감기환자가 소아청소년과로 이동한 것도 환자 감소의 요인으로 꼽기도 했다.
사당동 B이비인후과 개원의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비인후과에서만 유니트체어를 두고 환자를 진료했지만 요즘에는 내과, 소아과에서도 유니트체어를 구비하는 등 진료가 유사해졌다"면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환기시켰다.
그는 이어 "전체적으로 환자가 감소하기보다는 의료기관별로 편차가 커졌다"면서 "과거에는 이비인후과 간판만 걸려있으면 비슷했지만 최근에는 내원환자 수에서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위기감을 감지한 이비인후과개원의사회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이비인후과의 전문영역 개발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비인후과개원의사회 신광철 공보이사는 "학술대회 이외에도 개원 워크숍, 보험 워크숍, 핸즈온코스 등을 별도로 실시하는 이유는 그만큼 회원들이 전문영역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감기환자만 봐서 유지할 수 있던 시대가 지난 만큼 다양한 방면의 정보를 접하고 전문영역을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