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제품 처방액이 지난 4월에만 17억원 빠졌다. 전년동월과 비교해서다. 이를 1년치로 계산하면 피해액이 200억원을 넘는다. 웬만한 블록버스터 의약품 하나가 사라지는 꼴이 됐다."
4월 품목별 실적을 접한 제약사 PM들이 초비상이다. 약가인하 여파가 있을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그 정도가 심했기 때문이다.
A제약사 당뇨약 PM은 18일 "약가인하를 대비해 병의원 방문을 늘리는 등 전사적인 영업을 했지만, 전혀 먹히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된 게 제약산업만 2000년도 IMF 시절로 돌아갔다"고 한탄했다.
B제약사 항혈전제 PM도 4월 약가인하 피해액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
그는 "약가인하에다 오리지널 플라빅스와 가격이 같아진 때문인지 생각보다 처방액이 너무 많이 빠졌다. 상상 이상이다. 약값을 더 내려야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상황이 이렇자, 제약업계는 새 전략짜기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B제약사 PM은 4월 처방액 피해를 보고 당장 긴급 회의를 가졌다고 했다.
이 PM은 "긴급 회의를 통해 사태의 심각성을 공유했다. 당장 뾰족한 수를 찾자고 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영업사원 병의원 방문율 늘리기 등 할 수 있는 것은 뭐든지 해보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칫하면 약가인하로 인한 피해 규모가 커질수록 변종 리베이트가 나오지 않을까 우려된다.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무는 법"이라고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