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G 수가 산정을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원가 자료 수집과 체계적인 원가회계시스템 운영이 필수적이다."
1990년 이후 포괄수가제(DRG)를 도입한 유럽 각국은 DRG 수가 산정을 위해 체계적인 원가 자료 수집과 검증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삼성 코엑스에서는 심사평가원, 대한병원협회, 보건행정학회 공동 주최로 유럽·미국·호주의 DRG 지불제도 운영경험과 시사점을 주제로 한 국제심포지엄이 열렸다.
'DRG 수가 산정 방식의 유럽국가 간 비교' 주제를 맡은 독일 베를린 공대 알렉산더 가이슬러(Alexander Geissler) 교수는 "대부분의 유럽 국가는 병원 진료의 효율성 향상을 위한 수단으로 DRG를 도입해 왔다"며 "그러나 수가 산정을 위한 방식은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국가별로 원가 자료 수집(cost data collection), 가격 설정(price setting), 실제 병원 지불(actual hospital payment) 방식은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
가이슬러 교수는 "DRG 수가 산정을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원가 자료 수집과 체계적인 원가회계시스템 운영이 필수적"이라면서 "대부분 국가는 자국의 원가 자료를 수집하고 있으며, 아일랜드, 폴란드 등은 해외의 DRG 가중치를 자국의 상황에 맞게 조정해 사용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체계적 원가 계산을 위해 잉글랜드, 포르투갈 등은 병원에 의무적으로 원가회계시스템을 운영하도록 한다"며 "잉글랜드, 프랑스, 독일 등은 국가 차원의 원가회계 가이드라인을 실행하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독일은 자료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개연성 검증단계를 거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가이슬러 교수는 "원가 데이터의 기계적 오류 검사, 데이터 암호화, 데이터셋에 서비스와 비용데이터가 포함됐는지 확인한다"며 "InEK와 같은 조직은 원가 데이터의 경제적, 의학적 타당성 검증을 통해 매년 원가 카탈로그를 개발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DRG 기반의 지불제도에서 병원들은 환자당 비용을 줄이고 수익과 환자수를 증가 시키려는 경향을 보인다"며 "이러한 유인들은 의료의 질과 효율성에 긍정적이면서 동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가이슬러 교수는 "DRG는 다른 지불 메커니즘과 상호 보완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며 "원가 자료의 정확성과 투명성 확보, 세부 서비스별 표준화된 수가 산정, 고비용 서비스나 이상치의 별도 보상, 환자 분류 및 보상률의 주기적인 갱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환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