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이 암 수술사망률에 대한 의료기관별 상세 평가결과를 공개하면서 병원계에 후폭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1% 내외 차이로 1등급과 2등급이 나뉜데다 병원간 편차가 극히 적어 변별력에 대한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암 수술 사망률에 대한 의료기관별 평가등급에 대한 세부자료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병원별 평가등급과 위암, 간암, 대장암의 실제 사망률과 예측 사망률 지표다.
메디칼타임즈가 주요 상급종합병원의 지표를 분석한 결과 위암의 경우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등이 실제 사망률에서 '0%'를 기록해 가장 좋은 성적을 보였다.
이들 병원에서 위암 수술을 받은 뒤 30일내 사망한 환자가 단 한명도 없다는 뜻이다.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은 0.26%로 집계됐고 서울성모병원은 0.86%, 세브란스병원은 1.08%로 조사됐다.
대장암의 경우는 순천향서울병원 등이 0%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고 삼성서울병원이 0.34%, 서울아산병원이 0.39%, 서울대병원이 0.5%, 세브란스병원이 0.92%를 기록했다.
간암의 경우 건국대병원 등이 0%를 기록했고, 빅5병원 중에서는 서울대병원이 0.38%로 가장 사망률이 낮았다.
또 삼성서울병원이 0.69%로 뒤를 이었고 서울아산병원 0.74%, 세브란스병원 1.47%, 서울성모병원 2.66% 순이었다.
이처럼 병원간 사망률 격차가 1% 내외로 극히 미비함에도 불구하고 심평원이 1등급과 2등급으로 분류하자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또한 추적기간이 불과 30일밖에 되지 않아 사망률 0%라는 의학적으로 비현실적인 통계가 나오면서 의미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도 많다.
실제로 세브란스병원은 통계상 100명 중 1.08명이 사망한 셈이지만 2등급을 받았다. 전체 평균이 0.92%인 만큼 평균과 불과 0.1% 차이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1천건 이상 수술을 진행하는 병원과 100건도 되지 않는 병원간에 단순 수치비교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또한 1%도 되지 않는 차이로 등급을 나누는 변별력에 의구심이 든다"고 전했다.
대다수 의료진들도 이같은 의견이 힘을 보태고 있다.
A대학병원 교수는 "수술 사망률 0%라는 것은 의학적 통계로는 불가능한 이야기"라며 "추적기간을 30일밖에 잡지 않아 나타난 해프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러니 평균 사망률이 1%도 되지 않는 통계를 가지고 등급을 나누는 결과가 나온 것 아니냐"며 "국제적인 망신감"이라고 지적했다.
심평원도 이같은 한계를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통계를 낼 수 있는 가장 타당한 방법이었다는 설명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암 수술을 받은 뒤 다른 병원에서 요양을 하는 경우도 많고 중간에 병원을 옮기는 예도 많다"며 "이를 다 보완해 통계를 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를 보완하기 위한 기간이 30일이었으며 일부 병원이 지적하는 예측 사망률 부분도 전혀 문제없는 분석 통계"라며 "장기생존율을 분석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현실적으로 힘든 만큼 최대한 합리적으로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법을 찾은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