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료계가 의료장비 및 의료 소모품 계약에서 칼자루를 잡기 위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개원의협의회 및 학회 등 의사단체들이 의료장비 및 의료소모품 판매 업체와의 관계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선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한노인의학회는 의료장비 및 소모품부터 의료폐기물, 간병인 심지어 식자재까지 요양병원 경영에 필요한 모든 것을 최저가로 공동구매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를 통해 가격을 낮추고 특정 의료기관 및 업체의 횡포를 막겠다는 것이다.
의료기관들은 의료장비 및 소모품 업체의 가격 인상 횡포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A요양병원장은 "의료수가는 연 2% 이하로 인상되는데 의료장비 업체들은 매년 20~30%씩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면서 "지출은 늘어나는 반면 수입은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어 경영난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세탁비를 보면 지난해 용량에 따라 1천원에서 2천 5백원으로 인상했고, 일부 업체는 무려 150% 가량 인상한 사례도 있다"고 환기시켰다.
또 다른 요양병원장은 "의료 관련 업체들이 의사를 호구로 보고 있다"면서 "의사들도 공동구매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앞서 정형외과개원의협의회는 의료장비 업체와 업무협약을 통해 영상장비 AS서비스에 대한 비용부담을 크게 줄인 바 있다.
매달 유지보수비를 지불하는 대신 AS서비스를 받을 때마다 비용을 지불했던 것을 없앤 것.
이에 따라 의료기관은 AS서비스에 대한 비용부담을 줄이고, 업체도 고객 확보 차원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정형외과개원의협의회 관계자는 "의료장비 AS서비스 업체에 대한 회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면서 업체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윈-윈 전략을 모색하게 됐다"면서 "앞으로는 AS서비스에 대한 불만은 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노인의학회 관계자는 "의사들도 업체에게 이대로 당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 "의료폐기물 이외에도 의료소모품까지 최저가 공동구매를 진행해 회원들이 경비절감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