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레보, 포스티노 등 레보노르게스트렐 성분의 응급피임약(사후피임약)은 일반약으로, 마이보라, 야즈, 머시론 등 에티닐에스트라디올 함유 복합제의 사전피임약은 처방약으로 전환하는 게 유력해지고 있다.
식약청은 7일 오전 브리핑에서 이 같은 의약품 재분류안을 공식 발표했다.
이는 의료계 등의 주장과 정면 배치되는 결과여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식약청 의약품 재분류 결과에 따르면, 전문약에서 일반약 전환은 212품목, 일반약에서 전문약 전환은 273품목이다. 처방약과 일반약으로 동시 분류된 품목은 41개다.
구체적으로는 논란이 많던 노레보, 포스티노 등 레보노르게스트렐 성분의 응급피임약은 처방약에서 일반약으로 분류됐다.
식약청은 이 성분이 부작용 발현 양상 등에 특이사항이 없고, 의약선진외국 8개국 중 5개국에서 일반약으로 분류하고 있어 참고했다고 밝혔다.
다만 청소년 등은 의사의 처방에 의해서만 사용토록 일반약으로의 사용 연령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엿다.
또 속쓰림, 위산과다 등에 사용되는 잔탁정 75mg 등 라니티딘 성분도 비슷한 이유로 일반약으로 전환됐다.
이밖에 알레르기성 비염에 쓰이는 로라타딘 성분의 정제와 무좀에 처방되는 아모롤핀염산염 외용제도 일반약으로 분류됐다.
일반약에서 처방약으로 전환된 품목도 많았다.
대표적으로 마이보라, 야즈, 머시론 등 에티닐에스트라디올 함유 복합제 사전피임약이 그것이다.
식약청은 이에 대한 이유로 피임효과를 위해 장기간 복용(21일 복용, 7일 휴약 반복) 해야 하며, 여성 호르몬 수치에 영향을 미치고 투여금기 및 신중투여 대상이 넓어 사전에 의사와 논의 및 정기적 검진이 권장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기간 사용에 따른 내성 발현 우려를 보인 클린다마이신·에리트로마이신 외용액제인 여드름약도 전문약으로 변경됐다.
일반약과 전문약으로 동시 분류된 품목은 히알루론산나트륨 점안제와 파모티디 정제 10mg, 락툴로오즈 등이다.
식약청은 "이번 발표 내용이 최종 확정안은 아니다. 앞으로 공청회 개최 등 다각적이고 폭넓은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분류를 결정할 계획이다. 빠르면 오는 7월"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의료계 등은 이번 식약청 의약품 재분류안을 받아들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으로 산부인과의사회는 "응급피임약은 일반피임약의 10~30배에 달하는 고용량 호르몬 제재로, 오남용에 따른 부작용이 심각하다. 이번 조치는 편리성만 내세운 아주 위험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