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0월부터 고혈압과 당뇨 등 52개 경증질환(청구기호 V252)을 대상으로 외래환자 약값 본인부담률을 상급종합병원 30%에서 50%로, 종합병원 30%에서 40%로 각각 인상하고, 의원과 병원에 대해서는 30%를 유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른 바 1차 의료 활성화를 위한 경증질환 약제비 차등제를 시행한 것이다.
<메디칼타임즈>는 대형병원 경증질환 본인부담금 인상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심평원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10일 심평원이 제공한 경증질환 본인부담금 종별 총진료비 추이(2010년 4분기 대비 2011년 4분기)를 분석한 결과 상급종합병원의 총진료비가 1년전 동기 대비 평균 37.9%p 감소했다.
상급종합병원 고혈압 진료비 57.2% 급감
분석에 사용된 상병은 대표적인 경증질환인 ▲인슐린 비의존 당뇨병(E11.2~E11.9) ▲고혈압(I10.0, I10.9) ▲외이도염(H60.1, H60.3, H60.5, H60.8)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상급종합병원에서 고혈압 총진료비는 2010년 4분기 69억 1748만원에서 2011년 같은 기간 29억 6294만원으로 57.2%에 달하는 감소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고혈압의 청구건수 역시 18만 2772건에서 7만 6265건으로 58.3%나 줄었다.
외이도염과 당뇨병에서도 유의미한 감소 경향이 나타났다.
외이도염의 총 진료비는 2010년 1억 6152만원에서 2011년 8823만원으로 45.4%, 당뇨병은 총 136억 2524만원에서 120억 9869만원으로 11.2% 감소했다.
종합병원 역시 3개 상병 모두 평균 16.7%p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종합병원은 고혈압 총 진료비 감소가 두드러졌다. 2010년 145억 2917만원에서 2011년 102억 2909만원으로 29.6%나 급감했다.
외이도염과 당뇨병의 총 진료비는 각각 11.8%, 8.8% 떨어졌다.
"의원급 진료비 증가? 피부로 느끼기 힘들다"
반면 의원급에서는 진료비가 평균 8%p 증가했다.
의원급에서는 당뇨병의 총 진료비가 330억 9375만원에서 368억 6380만원으로 1년 같은 기간 대비 11.4% 늘어났다.
외이도염과 고혈압은 각각 6.4%, 6.1%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급 역시 당뇨병과 외이도염 진료비가 각각 6.7%, 6.3% 늘었다.
그러나 고혈압 진료비는 7.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일선 개원가에서는 대형병원의 환자 쏠림 완화를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다.
한 내과 개원의는 "제도를 시행한지 1년도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본인부담금 인상에 따른 영향을 분석하기에는 이르다"며 "개원가에서 느끼는 환자 증가는 피부에 와 닫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52개 전체를 대상으로 진료비 증가 추이를 살펴야 정확한 제도 영향을 살필 수 있다"며 "의료전달체계를 살리려면 본인부담금의 추가 인상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