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포괄수가제(DRG) 당연적용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의료계 달래기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보건복지부는 11일 안과의사회에 백내장 수술중단 결정과 관련해 대화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과의사회는 지난 9일 임시총회를 열고 포괄수가제 시행일인 7월 1일부터 일주일간 백내장 수술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그러자 복지부는 백내장 수술 중단은 의료법상 진료거부에 해당한다며 엄정한 법 적용 원칙을 피력한 상황이다.
문제는 안과 의사들의 반발이 지속될 경우 환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복지부의 부담감도 적지 않다.
복지부 측은 11일 안과의사회 임원진과의 물밑 접촉을 통한 사태 수습 방안을 제안했지만 해결점을 찾지 못했다.
안과의사회 측은 포괄수가제의 현안 논의를 의사협회에 일임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 관계자는 "안과의사회는 대화 창구를 의사협회로 하고, 의사협회는 문을 닫고 있으니 쉽지 않다"면서 "의료 질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수가인하에 따른 의사들의 수익 문제로 알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하지만 의협이 대화의 문을 닫았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최근 의협은 비선을 통해 제3의 장소에서 노환규 회장과 임채민 장관의 만남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복지부는 구체적인 안건 설정 없는 만남은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다.
복지부 다른 관계자는 "실무 차원의 의제 설정도 없이 장관과 의협회장이 만나 무슨 얘기를 나눌 수 있겠느냐"며 "의협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설사 만나더라도 의협 측에서 자신의 뜻이 관철되지 않으면 대화 결렬을 선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장관과 직역단체장간 상식적인 선에서 대화를 제안한다면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백내장 수술 중단 결정으로 재점화 된 '의-정' 대립이 자칫 출구 없는 장기전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