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아레인 점안액은 눈의 상처를 낫게 할 수도 있지만 악화시킬 수도 있다. 양날의 칼처럼 예민한 약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고농도(0.18%, 0.3%) '히아레인 점안제'를 일반약과 전문약으로 이중분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안과의사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고농도 히아레인 제제의 경우 각막 석회화와 부종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의사의 진단 아래 신중한 처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9일 대한안과의사회(회장 박우형)는 기자 간담회를 갖고 지난 6월 식약청이 발표한 히아레인 제제 재분류 방침에 쓴소리를 가했다.
먼저 강북삼성병원 최철영(성균관의대 안과학) 교수는 "히아레인을 마치 인공누액처럼 쓰게 한다면 환자가 쉽게 판단할 수 없는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다"며 "0.18%, 3.0% 제제에 대해 전문약 분류를 유지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0.18% 점안제의 경우 히알루론산 외에 산성을 중화시기키 위해 인산염이 포홤되는데, 이 인산염이 각막의 칼슘과 결합해 석회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
최 교수는 "최악의 경우 시력을 상실하는 사례가 여러 논문에서 보고 됐다"면서 "농도가 높을수록 부작용은 더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농도가 같더라도 등장성, 혹은 저장성이냐에 따라 그 효과가 다를 수 있다"며 "저장성 용액은 편안한 느낌을 주지만 부적절하게 사용될 경우 각막상피의 부종을 초래한다"고 전했다.
최 교수는 "염증 정도가 심할 경우 상피재생 효과가 떨어지거나 오히려 부정적인 자극으로 작용한다"며 "히아레인은 상처를 낫게 할 수도 혹은 악화시킬 수도 있는 양날의 칼과 같이 예민한 약"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우형 회장은 "안구의 상태는 환자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면서 "눈이 건조하다고 인공누액처럼 히아레인을 사용하게 되면 치료 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실제로 안과 히아레인 처방의 33%는 각막염이 차지할 정도로 인공누액과 치료용 히아레인은 구분해 쓰고 있다는 것.
안과의사회는 "일반약 전환은 0.1% 제제에만 국한해야 한다"며 "또 상품명도 전문약과 다르게 하고 포장도 소량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과의사회는 이어 "일정 기간 안약을 사용해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경우에는 안과를 방문할 수 있도록 포장 케이스에 경고 문구를 삽입하는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