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신약이 진화하고 있다.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시장성을 갖췄다.
그간 어렵게 만들었지만 처방액이 미미해 '국산신약 잔혹사'라고 불리던 오명을 지울 기세다.
실제 '카나브(피마살탄)', '슈펙트(라도티닙)', '제미글로(제미글립틴)' 등 최근 개발된 토종신약을 보면, 모두 고혈압, 백혈병, 당뇨병 등 큰 시장을 겨냥한 제품들이다.
성과도 괜찮다. 보령제약이 만든 ARB계열 고혈압약 '카나브'만 봐도 그렇다.
지난해 3월 출시된 이 약은 올해 5개월만에 작년 처방액 71억원과 비슷한 수치인 67억원을 기록했다. 보령제약은 올해 200억원은 거뜬히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일단 써 본 의사들은 약에 만족을 한다. 시장 자체가 크기 때문에 올해 200억원은 쉽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만간 출시 예정인 일양약품의 백혈병치료제 '슈펙트'와 LG생명과학의 DPP-4 계열 당뇨약 '제미글로'도 시장성 갖춘 약으로 평가받는다.
뚜껑을 열어봐야겠지만, 이미 임상을 통해서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된 만큼 시장 성공은 시간 문제라는 반응이 많다.
특히 경쟁품 대비 낮은 약가와 한국인 대상 임상 데이터가 많다는 점은 의료진에게 큰 어필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슈펙트' 약값은 현재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백혈병약 '글리벡'의 47% 수준이며, '제미글로'는 한국인 700명이 임상에 참여했다.
A사 관계자는 "기존의 국산신약을 보면 많은 시간과 금액을 들여 만들었지만 처방액은 부끄러울 정도로 적었다. '국산신약 잔혹사'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하지만 이제는 국내사 신약도 시장성을 갖춘 약이 나오고 있다.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