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약가인하 이후 오리지널 처방 확대 움직임이 수치로 첫 확인됐다. 얼마전 심평원이 처방변화가 없다고 발표한 것과는 정반대 결과다.
약가인하 후 일부 오리지널과 복제약 가격이 같아져 오리지널 처방이 확대될 것이라는 국내 제약업계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단적인 예가 특허 만료 후 시장 점유율이 수직 하강하던 대표 당뇨약 아마릴과 그 복합제 아마릴M이다.
이 약들은 4월 약가인하 후 특허 만료에 따라 처음으로 시장 점유율이 늘었다. 이런 현상은 3개월째 지속 중이다.
이알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보고서를 내고 "아마릴 사례는 약가인하 후 오리지널 처방 위주의 처방 패턴 변화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간 관습적으로 존재하던 리베이트가 사라지고 제네릭의 저렴한 장점까지 사라져 더 이상 오리지널을 안 쓸 이유가 없어졌다"고 진단했다.
이런 수치는 현장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었다.
다국적 A사 고지혈증약 PM은 "최근 의사들을 만나면 약값이 같아진 오리지널과 복제약이 있으면 아무래도 오리지널을 더 많이 처방해주는 게 환자에게 예의가 아니냐는 말을 자주 한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제는 쌍벌제 등으로 예전처럼 국내사들이 적극적으로 병원 후원을 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가격이 같은 오리지널과 복제약이 있으면 당연히 의사들은 원조약을 처방하게 될 수 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국내 B사 관계자는 "얼마전 심평원이 약가인하 후 처방패턴 변화가 없다고 했지만, 현장은 다르다. 이번 수치로 확실해졌다. 이런 현상이 가속화될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한편, 심평원은 지난달 20일 약가인하 직후인 4월 진료분 원외처방 약품비를 지난해 같은 기간 청구 비용과 비교하고 약가인하 후 일부 오리지널과 복제약 가격이 같아졌지만 이로 인한 처방변화는 없었다는 결론 내렸다.
하지만 당시 국내 제약사 관계자들은 심평원 자료를 현실과 동떨어진 수치라고 치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