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의사 노동조합인 전공의 노조가 이르면 다음주 새롭게 출범한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김일호)는 전공의 노조 활성화를 위해 TF팀을 꾸려 대응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조합원 모집 등 난제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전공의 노조 재출범 가시화…"TF팀 통해 활성화 모색"
대전협 김일호 회장은 16일 "다음주 상임이사회를 열어 전공의 노조 활성화 TF팀을 꾸릴 예정"이라며 "이 자리에서 위원장을 새롭게 선임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차기 회장 선거 기간과 맞물려 다소 시간이 필요할 수는 있다"며 "그러나 조속히 노조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에 모두 공감한 만큼 최대한 빠르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전공의 노조는 지난 2004년 임동권 전 대전협 회장이 노조설립의 필요성을 주장해 기틀이 마련됐다.
하지만 의협과 병협 등 의료계 단체들과 마찰이 지속돼 2년여를 표류하다 이혁 전 대전협 회장을 필두로 2006년 6월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하면서 돛을 올렸다.
하지만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대형병원 전공의들이 노조 가입에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힘을 받지 못했다.
또한 회장이 위원장을 겸임하는 방식으로 노조가 운영됐지만 임기 차이와 노조 역할에 대한 정립 부족으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사실상 이름뿐인 노조로 전락했다.
이에 따라 대전협은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별도 조직을 꾸려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각오다.
김 회장은 "지난 임시대의원 총회에서 대의원 모두가 노조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며 "이미 노조의 필요성은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전공의들이 노조 가입으로 인한 불이익을 우려하고 있는 만큼 비공개로 가입할 수 있도록 배려할 계획"이라며 "TF팀을 이끌어갈 위원장이 역할을 잘 수행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조합원 확보, 수련병원관의 관계 재정립 과제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공의 노조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역대 대전협 회장들이 입을 모아 노조 활성화를 주창했지만 수년 동안 그 성과는 미비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학승 전 회장 등은 온라인 가입접수와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벌이며 노조 회원수를 늘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내놨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병협 등 의료계 각 단체와의 갈등을 좁히는 것도 또 하나의 과제다.
현재 대부분의 수련병원들은 전공의들의 단체행동에 따른 진료 공백 등의 이유로 노조활동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원수 부족으로 아직 힘을 얻지 못한 전공의노조는 이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해 줄 수 있는 조직력을 확보하지 못한 실정이다.
다만, 최근 대한의사협회가 전공의 수련위원회 구성과 의사 노조 창립 등을 통해 전공의 노조를 적극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이점이 될 수 있다.
결국 어떻게 전공의들을 보호하고 이들을 회원으로 이끌어 노조를 활성화 시키느냐가 김일호 회장과 향후 노조 위원장의 과제로 남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