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료계의 태풍의 핵으로 거론되는 전공의들의 수장이 사실상 추대 형식으로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 활성화에 대한 강력한 열망이 투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4일 16대 회장 선거 후보자 등록을 마감한 결과 경문배 후보(고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2년)가 단독 입후보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전협은 오는 8월 7일부터 13일까지 일주일간 우편투표 형식으로 경 후보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경문배 후보는 최근 상임이사회 만장일치로 전공의 노조 TFT의 리더로 추대된 인물이다. 또한 비상대책위원회 발족을 논의할 때 위원장 1순위로 거론된 바 있다.
따라서 굳이 투표함을 열지 않아도 사실상 추대 형식으로 경 후보를 차기 회장으로 낙점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대전협 A 대의원은 "당초 출마를 고심하던 전공의도 있었던 것으로 알지만 하나로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면서 경 후보가 단독 입후보 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전공의 노조 부활의 신호탄을 올리고 대전협 회장과 노조 위원장을 일원화해 최대한 힘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경 후보도 임기 동안 가장 중점적인 사업으로 전공의 노조 활성화를 꼽고 있다.
경 후보는 "대한민국 전공의로 살아가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라며 "지저분한 당직실에서 가운을 입은 채 쪽잠을 자고 식사를 걸러가며 폭력에 노출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 "전공의들은 2000년 의약분업 투쟁을 통해 한차례 성장했고 이제는 전공의노조 부활 등 스스로의 권리를 찾기 위해 성장통을 겪고 있다"면서 "전공의들은 스스로 깨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 후보는 전공의 노조 부활과 활성화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한다.
경 후보는 "한국 사회에서 노조는 임급협상을 위한 파업 등 과격한 조직체로 각인돼 왔다"면서 "하지만 전문직 노조라면 사회에 대한 기여를 통해 인정받는 조직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노조를 활성화시켜 주당 40시간 근로시간 상한제, 적정 당직수당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의사 노조 설립, 응급의료법 시행 등 전공의를 둘러싼 다양한 현안이 산적한 상태에서 노조 활성화를 기치로 내건 후보가 대전협 회장에 나서면서 과연 의료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