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베일을 벗었다. 아니 식약청이 지난 23일 이 회사의 항체 바이오시밀러를 세계 최초로 허가해주면서 베일을 벗겨줬다는 표현이 맞겠다.
사실 이 회사는 그간 "실체가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뭔가 있는 것 같은데 그들의 주장을 다 믿기는 힘들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특히 상품화 시기가 세계 유수의 기업보다 4~5년 앞서 있다는 셀트리온의 발언은 이런 의문을 더욱 가중시키기에 충분했다. 혹자는 임상을 조작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도 했다. 그래서인지 주식 시장에서 셀트리온은 항상 뜨거운 감자였다.
하지만 이런 논란을 일단 식약청이 잠재웠다.
식약청은 세계 최초 허가라는 타이틀에 부담감이 있었음에도 셀트리온 제품을 시판 허가했다. '램시마'라고 이름이 붙여진 항체 바이오시밀러를 말이다.
이 약은 오리지널 '레미케이드'의 복제약으로, 적응증도 원조약과 모두 동일하다. 그만큼 식약청은 셀트리온이 제출한 임상 결과를 문제가 없다고 본 것이다.
물론 이번 허가가 셀트리온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시장의 검증도, 해외 허가도 숙제로 남아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셀트리온표 바이오시밀러가 두터운 장막을 걷어냈다는 것이다. 첫 걸음이지만 의미가 남다른 이유다.
셀트리온은 이제 '램시마'를 갖고 28조원대의 TNF-알파 억제 항체치료제 시장을 공략하게 된다. 국내 제약산업 규모의 2배 시장이다.
베일벗은 셀트리온이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끌어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