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와 불황의 그림자가 개원가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개원 시장이 죽으면서 병의원 자리가 급매로 나와도 입주는 커녕 문의도 끊긴 실정이기 때문이다.
26일 병의원 입지 업체에 문의한 결과 2~3년 전부터 병의원 자리가 급매로 쏟아지고 있지만 실제 계약으로 연결되는 사례는 크게 줄어들고 잇다.
한 업체는 최근 전단지 광고를 통해 1층에 약국, 3층과 4층에 의원이 입주할 수 있는 상가를 급매로 내놨다.
업체 관계자는 "약국과 의원이 결합된 알짜배기 자리인데도 급매로 내놓을 정도로 경기 침체와 불황의 여파가 크다"면서 "하루 3~4통의 전화만 올 뿐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그는 "상가 자리는 2만여 배후 세대가 있는 사거리에 위치해 있고 인근에 대형마트도 있다"며 "4년 전만해도 이런 자리는 광고를 굳이 안해도 다 알아서 입주 의사를 밝히는 의약사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이어 "개원 열기가 식으면서 입주하고 있던 의원이 나가면 두세달간 공실로 비워두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며 "공실률이 높아지자 4억~5억원을 호가하던 30평대 의원을 3억원 대 매물로 내놓을 정도로 가격대도 낮아졌다"고 밝혔다.
개원 시장 불황의 여파로 무상임대(렌트프리) 방식의 임대 방식도 성행하고 있다.
메디114 이성길 팀장은 "개원을 안 하는 추세가 길어지면서 건물마다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엔 건물주가 6개월의 무상임대 조건이나 인테리어 비용 지원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거는 경우도 많다"고 환기시켰다.
그는 "보통 무상임대 기간은 3~6개월이지만 처방과가 들어오면 자연스럽게 약국도 들어오기 때문에 무상임대 기간을 더 주기도 한다"며 "개원 시장이 죽으면서 5년 전에 비해 개원을 문의하는 사람도 절반 가량 줄어든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