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중심병원은 단순히 예산을 배정받는 제도가 아닙니다. 희생과 투자를 감당할 여력이 되는지 냉정하게 판단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보건복지부 안도걸 보건산업정책국장은 9일 한국거래소에서 개최된 연구중심병원 지정 및 평가에 관한 규정안 설명회에서 각 병원에 이같이 당부하고 냉정한 자기 평가를 주문했다.
연구중심병원 타이틀을 위해 병원의 인프라와 예산 등을 감안하지 않고 막연하게 지원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경고다.
안 국장은 "연구중심병원은 상급종합병원 지정 등과 같은 프리미엄이 아니다"면서 "병원의 방향성을 정하는 것일 뿐 비교 우위를 점한다는 생각을 해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인프라 구축부터 프로그램 개발까지 병원의 끝없는 희생과 투자가 불가피한 사업"이라며 "진료를 통한 단기 이익과 산업 창출이라는 장기 비전을 잘 저울질해서 길을 택해야 한다"고 환기시켰다.
연구보다는 진료에 특화가 되어 있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연구중심병원으로 전환하는 오판을 저질러서는 안된다는 당부다.
안 국장은 "연구중심병원과 R&D 예산 지원은 전혀 별개로 진행될 것"이라며 "진료중심병원과 연구중심병원은 트랙이 다를 뿐 모두 우리나라에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무리하게 먼저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 받아야 한다는 경쟁심은 버려야 한다"면서 "아직 판단이 서지 않았거나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다른 병원들의 시행착오를 보며 천천히 고민해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
특히 안 국장은 연구중심병원을 완벽한 개방형 제도로 운영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연구중심병원 전환 의지가 분명한 병원들과 끝 없이 의견을 교환하며 다양한 모델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안도걸 국장은 "연구중심병원은 최소한의 핵심가치 외에는 모든 것을 열어놓고 제도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각자가 처한 환경에 따라 모델을 만들어 가는 것은 병원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10년간은 시행착오 기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복지부와 병원이 발을 맞춰 10년 뒤 한두가지라도 한국형 연구중심병원 모델을 만들 수 있다면 충분히 성공한 제도"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