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어떤 병원에서 근무하느냐에 따라 10년, 20년 후 자신의 위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국내 유일 의사 전문 헤드헌터 회사인 HR서베이(www.chobing.com) 조철흔 대표의 말이다.
매년 3500여명의 신규 의사가 배출되는 시대. 일자리는 많지만, 좋은 일자리는 드문 현실이기에 옥석가리기가 필요한 시기다.
조 대표는 "의사 면허증이 있으면 취업은 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검증되고 만족스럽게 일할 수 있는 자리는 얼마나 있는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의사의 구직, 경력관리에도 전문가의 조언과 개입이 필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조 대표는 "의사들은 지금까지 개인적으로 경력관리를 해왔다"면서 "그러나 자산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재산을 관리하는 것처럼 경력관리에 있어서도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환기시켰다.
특히 사회에 처음 나온 초년 의사의 경력관리는 더욱 중요하다.
그는 "공부만 하던 의사들이 '강호'에 나와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처음 봉직하는 병원에 따라 미래의 위치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 "장기적 목표를 설정하고 세부적인 계획을 실천해 가야 하는 시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신용불량이었던 한 의사가 경력관리를 통해 약 8년 만에 전문병원 병원장으로 변신한 사연은 조 대표가 의사 헤드헌터로서 보람을 느낀 경험 중 하나다.
HR서베이는 의사 경력 관리에 장점이 있다.
전국 500여개 병원을 상대로 13명의 전문컨설턴트들이 직접 발로 뛰며 활동하고 있다. 블랙리스트 병원뿐 아니라 개별 병원의 특성과 임금 등 의사 개인이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구직을 원하는 의사에게는 비용을 받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헤드헌터의 기본인 '신뢰'를 위해 구직을 원하는 의사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다.
조 대표는 의사의 구직 노하우를 살짝 공개했다.
가장 먼저 병원장이나 오너와 '근로코드'가 맞는지 살피는 것이다.
그는 "병원장이나 오너가 원하는 인재상을 들어보고 본인과 인간적으로든 일적으로든 맞는지 검토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병원 내부 조직원의 근무 분위기 등을 살피는 것도 구직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실제 일했던 의사의 증언을 들어보는 것도 좋은데, 인터넷을 통한 정보는 과장되거나 감정적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