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을 기점으로 대다수 제약사들이 상반기 실적보고를 마무리했다. 여기서 눈에 띄는 점은 한미약품의 실적 호조다.
한미는 최근 2년간 의료계로부터 쌍벌제 도입 주범으로 몰려 어려움을 겪었다. 한때 불매운동 역풍까지 맞았다. 지난해에는 창립 37년만에 적자를 냈다. 이런 흐름은 올해 1분기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한미는 2분기 반전에 성공했다.
1분기 1138억원까지 떨어졌던 매출액을 1561억원까지 끌어올렸다. 한미의 분기 1500억원 이상 매출은 쌍벌제 시행 이후 처음이다.
고무적인 것은 전문약 부문의 성장이다. 의사들이 한미약을 많이 선택했다는 것이다.
실제 한미의 처방약 매출은 지난 1분기 936억원까지 급감했지만, 2분기에는 이보다 400억원 가량 많은 1328억원을 달성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15일 "한미의 2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크게 상회해 실적 개선 가능성을 확인시켜줬다. 매출 급증은 유통 재고 확충 수요와 내수 시장 점유율 회복으로 분석된다. 특히 전문약 부문이 전년동기대비 25% 증가했다"고 밝혔다.
증권가는 한미가 2분기를 기점으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레 예측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3분기 매출액은 2분기보다는 감소하지만 전년 동기대비는 1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처방약과 완제의약품 수출 물량 증가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업계의 분위기도 비슷한다.
한 관계자는 "한미가 저력있는 회사 아닌가. 어려워도 R&D 투자도 많이했다. 조만간 다시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2000년대 공격적인 영업이라는 승부수를 던지며 한때 업계 2위까지 올랐던 한미가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