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직원 수가 줄고 있다. 지난 4월 대규모 약가인하 이후 자연 이탈자가 크게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 기간 일부 제약사는 ERP(희망퇴직프로그램)까지 진행했다.
문제는 약가인하 후 발생한 퇴사자들의 공백을 회사에서 메우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 모 제약사 인사팀장은 "나가면 안 뽑는다는 분위기가 업계에 팽배하다. 나조차도 회사에 건의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쯤되니 업무가 가중된 남은 직원들은 불만이 가득하다.
다국적 A사 관계자는 "둘이 하던 일을 혼자 하다보니 슬슬 지쳐간다. 옮길 곳만 있으면 사실 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제약계 채용 경기가 안 좋아 지켜보고 있다"고 답답해 했다.
국내 B사 직원은 최근 직장은 옮겼다. 직전 회사에서 인력 감축 움직임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그는 "전 회사에서 약가인하 후 알게 모르게 인원 감축이 이뤄졌고, 당분간 충원 계획도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난 운이 좋게 이직에 성공했지만, 남은 직원들은 인력 공백이 생겨도 안 뽑다보니 불만이 상당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모든 팀에는 적정 인원이 있다. 5명 뛰던 농구팀에서 3~4명이 뛰라고 하면 아예 경기를 접겠다는 소리다. 회사에서 필요한 조직으로 보지 않는 것이다. 이런 팀은 와해되기 십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매출 상위 30대 제약사의 반기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직원수가 크게 준 곳이 많았다.
삼일제약(93명), 신풍제약(89명), JW중외제약(78명), 현대약품(54명), 대웅제약(53명), 이연제약(44명), 한국유나이티드제약(38명) 등이 그곳이다.
30개사의 총 직원수 봐도 259명이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