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약은 뭐니뭐니해도 강압 작용이 뛰어나야 한다는 것이 분당서울대병원 김철호 교수(성인병내과)의 지론이다. 물론 안전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전제에서다.
ARB 올메살탄과 CCB 암로디핀 두 성분을 합쳐 만든 '세비카'는 의료진에게 여러 고혈압복합제 중 강압효과가 뛰어난 약으로 평가 받는다.
여기에 아직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근 국내에서 경증에서 중등도 고혈압환자를 대상으로 한 '세비카'의 임상 결과는 이런 의료진의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
"세비카 강압효과, 중등도 이상 고혈압환자서도 입증"
임상에 참여한 김철호 교수는 이번 연구가 '세비카'의 우수한 강압효과를 재확인하는 기회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경증에서 중등도 고혈압환자에서 '세비카'의 강압효과를 보기 위해서다.
여기서는 로잘탄, 암로디핀 등 단일제를 사용했지만 목표혈압에 도달하지 못한 환자들에게 '세비카'를 썼을 때 추가적인 강압효과가 있는지도 알아봤다.
연구는 지난 2010년 4월에 시작돼 올해 2월에 종료됐다. 최종 분석 환자는 총 306명이다.
결과는 좋았다.
우선 약을 한번도 안 썼던 2기 고혈압 환자(평균 DBP 100mmHg)를 1군(113명)으로 봤을때 '세비카' 사용시 확장기 혈압(DBP)이 평균 22mmHg 떨어졌다.
또 '암로디핀 5mg(2군, 130명)'과 '로잘탄 5mg(3군, 130명)'을 복용했지만 목표혈압에 도달하지 않은 환자군(평균 DBP 90mmHg)에 '세비카'를 써보니 추가적으로 평균 확장기 혈압이 각각 14mmHg, 16mmHg가 감소했다.
김 교수는 "임상에서 140/90mmHg를 목표혈압으로 했는데, 이를 도달한 환자는 1군 85%, 2군 85%, 3군 89%였다. 굉장히 강력한 강압효과"라며 '세비카'의 강압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병용요법에 이뇨제 필수 사용 방침은 의문"
김 교수는 현재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제2기 고혈압환자에게 복합제 치료를 권장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JNC7 기준을 따른 것이다.
또 최근 나온 여러 임상을 종합했을 때 ARB+CCB 등 두 성분의 복합 사용(복합제 포함)은 단독요법에 비해 혈압강하가 보다 크고 빠르며, 더 높은 혈압 조절율을 보인다는 이유에서 권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의미에서 김 교수는 고혈압 치료 병용 요법에 '세비카'와 같은 ARB+CCB나 ACEI+CCB가 보다 널리 사용돼야한다고 봤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심평원에서 고혈압약 2제를 섞으면 반드시 이뇨제가 들어가야한다는 방침에 의문부호를 단 것이다.
김 교수는 "10년 전에 미국에서 발표한 JNC7은 너무 오래됐기 때문에 바꿔야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심평원은 이 기준을 쓰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2011년 영국 가이드라인이 최근 고혈압 치료 지침서인데 여기서는 1차약제에 이뇨제를 배제했다. 심평원의 심사 권고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영국 가이드라인에서는 55세 미만은 ACEI나 ARB를 사용하고, 55세 이상에게는 CCB를 사용하라고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