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조루약 출시가 임박했다. 빠르면 올해 나오는데, 해당 제약사들은 기존의 유일한 조루약 '프릴리지(다폭세틴)'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저가마케팅은 그 핵심이다.
토종 조루약은 '클로미프라민염산염'이 주성분으로 씨티씨바이오와 휴온스, 진양제약, 동국제약 등이 공동 개발했다.
현재 식약청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로 시판 승인만 받으면 약가협상 없이 바로 출시될 수 있다. 또 약가 선정 역시 해당사 마음대로다. 비급여 약물이기 때문이다.
해당사에 따르면, '클로미프라민'의 효능은 임상 3상에서 입증됐다.
실제 시험을 진행한 가톨릭의대 가정의학과 김철민 교수는 "사정지연 효과가 탁월하며 부작용도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이 약은 3000억원대로 추정되는 국내 조루약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업계는 일단 국내 유일한 조루약 '프릴리지'의 전례를 봤을 때 쉽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프릴리지'는 국내 발매 당시 '비아그라' 못지않은 인기를 누릴 것으로 조명받았으나, 비싼 약값과 국내 유통사인 한국얀센의 마케팅 부재 등이 맞물리면서 관련시장에서 사실상 실패했다.
지난 2005년 실시한 '프릴리지' 임상시험에서 한국인 신청자가 대거 몰려 다른 나라에 배정된 인원까지 한국에 돌리는 등의 일화가 있었지만 말이다.
현재 한국얀센은 판권이전 등의 사유로 '프릴리지' 마케팅을 접은 상태다. 유통만 담당 중이다.
"프릴리지,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시장서 낭패"
하지만 국산 조루약 출시를 앞두고 있는 해당 제약사들은 시장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한국얀센의 실패를 교훈삼는다는 계획이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프릴리지'의 실패 원인은 비싼 약값과 마케팅 부재다.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시장에서 낭패를 봤다.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만 믿고 너무 자만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프릴리지'는 30mg이 1만 4000원대, 60mg가 2만 4000원대다. 30mg를 3알을 처방받는다고 치면 진료비까지 5만~6만원대가 나온다. 이런 가격이면 결혼기념일 등이 아니면 복용하기 힘들다"고 환기시켰다.
다른 관계자도 "조루는 발기부전처럼 기능의 상실이 아니다. 발기부전 환자만큼 절박하지 않다는 뜻이다. 마케팅이 중요한 이유다. 싼 가격 등을 내세워 시장 공략을 하겠다. 발기부전시장도 비아그라 복제약 이후 활기차다. 자신있다"고 답했다.
비뇨기과 의사들도 약효만 증명된다면 싼 조루약은 시장 성공에 큰 자양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A교수는 "보통 '프릴리지'가 세계 최초의 조루약으로 알고 있지만, 이 약이 나오기 전에도 적은 용량의 선택적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SSRI)로 조루를 조절했다. 대체약이 있다는 소리다. 환자들이 굳이 비싼 약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프릴리지'가 약이 좋고 부작용도 적은 편이지만 실패한 이유는 한국 조루 환자의 특성을 잘 파악하지 못한 마케팅 부재가 크다. 약효만 있고 '프릴리지'보다 월등히 싼 약이 나오면 시장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