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이 만든 '카나브(피마살탄)'가 시장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출시 이듬해인 올해 200억원에 가까운 처방액까지 점쳐진다.
나오는 족족 시장에서 실패해 '국산 신약 잔혹사'라는 불명예 타이틀까지 얻은 토종 신약이 '카나브'로 인해 자존심을 회복하는 형국이다.
'카나브'의 월별 처방액은 꾸준히 늘고 있다. 실제 1월 11억원(UBIST 기준)에서 8월 17억원으로 매월 1억원 안팎으로 증가했다. 8월까지 처방액 누계는 116억원.
이런 상승세를 고려하면 '카나브'의 올 처방액은 180억원 정도로 점쳐진다.
특히 업계는 '카나브'가 최근 대세인 고혈압복합제가 아닌 단일제라는 점에서 놀라워하고 있다.
A제약사 모 고혈압 PM은 "관련 시장은 엑스포지, 아모잘탄, 트윈스타, 세비카 등 ARB+CCB 복합제가 대세다. 반면 그간 승승장구했던 올메텍, 노바스크 등의 단일제는 복합제에 밀려 점유율이 점점 하락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카나브'만 예외다.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다는 뜻"이라고 바라봤다.
그간 국산 신약의 성적은 좋지 않았다.
'카나브' 바로 전에 개발된 국산 14호 신약 '놀텍'은 출시 2~3년이 됐지만 여전히 월 처방액이 1억~2억원에 그치며, 관련 시장에서 미미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앞서 출시한 또 다른 국산신약 '레바넥스'(9호), '레보비르'(11호), '펠루비'(12호), '엠빅스'(13호) 등도 마찬가지다.
국산 1~8호 신약은 더욱 비참하다. 미 FDA 승인까지 받은 '팩티브'는 전 세계 매출액이 약 150억원에 불과하고, 7호 신약 '슈도박신'은 판매 실적 부진 등의 이유로 자진 취하한 상태다.
그나마 '자이데나'만이 200억원 가량의 처방액을 발생시키는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