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가 어른 주막만해 먹는 것도 말하는 것도 어려웠던 마다가스카르 소년 마나이(Manahy, 9세)가 고대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새삶을 살게됐다.
마나미 군은 지난 해 9월, 의료봉사 활동 중인 외과 전문의 이재훈 씨를 만난 인연으로 한국에 오게됐다.
그는 2살 때부터 태어날 때부터 혀가 입 밖으로 나오기 시작해 마나이는 커가면서 성장할수록 혀가 점점 더 커져 음식 먹는 것과 말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무엇보다 주변의 놀림으로 인해 늘 두려워하는 눈빛과 숨으려고만 하는 행동을 보여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결국 마나이 군의 상태는 마다가스카르에서는 의료적인 치료가 어렵다고 판단돼 한국으로 이동 치료하기로 결정됐고, 이재훈 씨는 모교인 고려대학교 병원에 환자 치료를 요청해 마나이를 수술하게된 것.
마나이 군은 부풀어 오른 혀 위로 앉은 파리, 계속 흐르는 침 등으로 추가 세균 감염의 위험과 최악의 경우 설암일 가능성이 있어 마나이의 치료는 매우 급한 상태였다.
그러나 마나이 부족의 무당이 내린 저주와 비자문제 때문에 한국행은 1년 후인 2012년 7월 31일에나 겨우 가능했다.
그나마도 밀알복지재단의 전문팀이 부족을 찾아 마나이 군의 가족과 부족장을 설득하고, 고려대학교병원 국제진료센터를 통해 비자를 받아 어렵게 이루어진 일.
이처럼 험난한 과정을 거쳐 고대병원에 입원, 지난 8월 3일에서야 입 밖으로 튀어나온 혀 부분을 절제하고, 남은 부위를 봉합해 일반인과 비슷한 크기의 혀 모양을 갖게 됐다.
병원 측은 "수술 당시 잘라낸 혀 크기만 성인의 5배에 달할 정도로 큰 크기였으며 혀가 커진 원인은 다행히 암은 아니었고, 세포조직검사 결과 혈관과 임파선이 부풀어 올라 나타나는 혈관림파기형으로 확진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마나미 군은 혀 외에도 양쪽 귀에 심각한 중이염을 앓고 있었다. 이미 귀에서는 물과 고름이 나오고 청력도 상당히 떨어져 있었던 상태.
병원에 온 이후 매일 염증을 소독했지만 결국 이비인후과 임기정 교수가 한쪽 귀의 수술을 진행했다.
또한, 심각한 혈뇨를 보여 소아청소년과 임형은 교수가 신장 초음파를 비롯한 각종 검사를 하고 치료를 진행하기도 했다.
수술 후에는 마나이 군과 가족들에 대한 미술치료가 6차례 실시됐다.
미술치료를 낯설어하며 굳은 표정으로 지켜보기만 하던 그는 몇 차례 치료가 반복되자 적극적이니 모습을 보이며 치료를 즐기기 시작했다.
치료를 마친 마나이 군은 지난 9월 6일 다시 마다가스카르로 돌아갔다.
마나이의 수술을 진행한 성형외과 박승하 교수는 "혀를 절제하는 수술은 잘 진행됐지만 어려서 혀가 커졌고 그 상태로 오랫동안 지냈기 때문에 턱관절과 치아가 많이 변형됐다. 현재는 턱관절 강직으로 입이 완전히 다물어지지 않으나 앞으로 성장하면서 현재보다 좋아질 것"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웃음과 희망을 갖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