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탈주민의 정신건강 개선을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립중앙의료원(원장 윤여규)은 최근 원내 대회의실에서 '북한이탈주민의 정신건강대책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홍인표 부원장 겸 공공의료사업단장은 환영사에서 "북한이탈주민이 올해로 2만명을 넘어서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정신건강의학적 현황 파악 및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공청회에서 서울의대 김석주 교수는 "북한이탈주민 정신질환 선별도구 고찰 결과, 남북한 언어나 문화의 차이가 충분히 고려되어 있지 않다"면서 "북한의 현실을 반영한 탈북민 전용 척도 개발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하나원 전진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정신건강 인식도 조사 결과, 북한이탈주민이 남한주민보다 권위주의, 사회생활제한, 지역정신보건 개념 등 여러 영역에서 편견이 더 높았다"고 발표했다.
의료원 유소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북한이탈주민 내원자의 주 증상은 불면(56%), 두통(44%), 불안(25%) 순으로 나타났다"며 "진단적 측면에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가 높은(62%) 비율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고복자 인천기독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은 "탈북민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인식도를 개선하는 교육 및 위기 예방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주기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미녀 새조위 대표는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편견 극복 방안으로 탈북민을 위한 통합 진료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각종 예방 및 코칭프로그램에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의 네트워킹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정희 하나원 간호사는 "정신건강을 입국 초기부터 지역 사회 적응 과정 단계별로 지원하는 매뉴얼이 개발되어야 한다"면서 탈북민의 의료 요구 실태와 남한 의료 현황의 차이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여성정신의학회 권용실 사업부장(의정부성모병원)은 "노년기 탈북민들의 심리적 특성, 현실적 노후 보장 문제, 가족에 대한 죄책감 등에 대해서도 파악하고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행사를 주관한 이소희 북한이탈주민진료팀장은 "정신건강의학적 평가 실태에 근거한 프로그램이 개발 완성 단계에 있다"며 "탈북민들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을 극복해 국내정착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중앙의료원은 (사)새조위와 함께 2006년부터 북한이탈주민진료센터 및 상담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각종 질병에 대한 치료 뿐 아니라 예방 및 연구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