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곤 대한한의사협회장이 120여명의 한의사들의 협회비 28억을 횡령한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한의협 회원들은 박상흠 수석 부회장 역시 사용 내역 공개 없이 수천 만원에 달하는 협회비를 사용한 의혹이 있다며 고소했다.
12일 이상택 한의사 등 120여명의 한의사들은 "김정곤 협회장이 약 3년에 걸쳐 회원들이 납부한 한의학육성발전위원회 회비 28억원 상당을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면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사건으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한의사들은 매년 110만원 상당의 협회비를 내며 이중 10만원은 한의학육성발전위원회 회비 명목으로 책정돼 연간 약 10억원에 달하는 돈이 기금으로 쌓인다.
이상택 등 고소인들은 "김 회장이 이 돈을 한의사들의 이익을 위해 제대로 사용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람들에게 주는 등 자신의 정치적인 입지를 다졌다"면서 "협회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데 돈을 유용했다"며 고소 이유를 밝혔다.
앞서 고소인들은 한의학육성발전기금의 사용 내역을 공개하라고 수차례 요구했지만 김정곤 회장이 무반응으로 일관하자 보건복지부에 협회비 집행 내역을 외부 감사해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고소를 주도한 이상택 원장은 "하지만 복지부 역시 이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여 직접 검찰에 고소하게 됐다"면서 "이번 일로 한의계의 모든 구태를 청산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의협 박상흠 수석 부회장 역시 200명이 넘는 한의사들에게 고소를 당했다.
박상흠 부회장은 사용 내역의 공개 없이 수천 만원의 협회비를 받아 사용한 것이 한의사들에게 지적돼 문제가 되었으나, 뚜렷한 해명이 없었던 걸로 알려졌다.
이에 한의사들은 '협회비 감사 요청단'을 조직해 대표 최인호 원장 등 200여명의 회원들이 직접 고소를 진행했다.
반면 김정곤 회장은 이번 횡령건이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협회내 상임위원회도 있고 감사도 두분이 있다"면서 "이 건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사용 내역에 일반 회원들에게는 밝히기 어려운 대외비가 있어 공개를 안했을 뿐인데 이를 횡령으로 몰고 가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