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자와 만난 A비뇨기과 개원의는 "이르면 연내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 국산 1호 조루약에 대한 임상을 비뇨기과가 아닌 가정의학과에서 주도했다고 들었다. 왜 전문가를 놔두고 그런 선택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고 황당해했다.
아무리 국산약이고 '프릴리지(다폭세틴)' 이후 나오는 세계 두번째 조루약이라는 프리미엄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게 사실이라면 비뇨기과 의사들의 공분을 살 일이었다.
실제 CJ제일제당은 비아그라 복제약 출시 후 내과 개원의 대상 심포지엄을 열었다가 비뇨기과 의사들에게 미움을 받기도 했다. 결국 CJ는 임원을 직접 대한비뇨기과개원협의회에 보내 사과했다.
그렇다면 국산 조루약을 가정의학과가 주도한 것이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물론 임상 책임자는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최환석 교수가 맞다. 그리고 같은과 김철민 교수도 임상에 참여했다.
하지만 이들을 제외하고 서울성모병원 등 5개 병원에서 임상에 참여한 교수들은 모두 비뇨기과다.
김철민 교수는 16일 통화에서 "가정의학과 교수가 임상 총괄이 된 것은 조루약 개발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냈기 때문이다. 이 약은 항우울제 '클로미프라민'을 용도 변경한 것이다. 최환석 교수가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자연스럽게 임상에 참여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5개 병원에서 임상을 진행했는데 가정의학과 교수는 단 2명이고 나머지는 비뇨기과 교수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비뇨기과 의사들은 국산 조루약의 성공 여부는 마케팅을 얼마나 잘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내다봤다.
김철민 교수는 "발기부전처럼 조루라는 것도 질환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환자 접근성이 좋아져야한다는 뜻이다. 여기에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다면 기대해 볼 만 하다"고 밝혔다.
A비교기과 개원의도 "앞서 나온 '프릴리지'가 약이 좋고 부작용도 적은 편이지만 실패했다. 그 이유는 한국 조루 환자의 특성을 잘 파악하지 못한 마케팅 부재가 크다. 약효만 있고 '프릴리지'보다 싼 약이 나오면 시장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