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하나의 소장이 접수된다. 주최는 전세계 1위 공룡 기업 화이자제약이었다.
내용은 간단했다. 비아그라 정제 디자인을 복제약이 그대로 베꼈다는 것이다. 대상은 지난 5월 비아그라 복제약 출시 후 압도적인 1위 한미약품의 '팔팔정'이었다.
팔팔정이 비아그라의 다이아몬드 모양 파란색 알약을 그대로 모방해 디자인권과 상표권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법이 금지하는 부정경쟁 행위에 해당한다며 제품 일체를 폐기해야한다고 쏘아붙였다.
한미약품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괜히 잘 나가니까 딴지를 건다는 표정이다. 승소도 자신했다.
화이자의 주장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비아그라는 '곡선 중심의 마름모'인데 반해 팔팔은 '직선 중심의 육각형' 정제다. 때문에 특허청에 디자인 등록(디자인 제30-0637251호)이 돼 있다고 말이다.
덧붙여 정제 표면의 회사 식별표기 등 디자인 측면에서도 현격한 차이가 있다고 했다.
업계는 이번 소송을 화이자가 비아그라 시장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자구책으로 해석한다.
실제 팔팔은 비아그라 복제약 시장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처방되고 있는 약이다. 이 때문에 비아그라 시장점유율은 복제약이 나오기 전인 4월 100%서 8월 43%로 급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비아그라 외형인 '푸른색 정제'는 일반적이고 관용적으로 사용되는 형태인데다 소비자가 정제 디자인을 보고 약을 선택하는 것이 불가능한 전문약이라는 점에서 이번 디자인권 침해 소송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관계자는 "한미가 승소를 한다면 오히려 노이즈 마케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미가 팔팔 출시 후 비아그라 5분의 1 가격이라고 광고하다 행정처분을 받았지만 오히려 득이 됐다. 비슷한 경우가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