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개원 후 의사 연구원이 점차 줄어 현재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의연이 22일 새누리당 김명연 의원실에 제출한 '개원 후 3년간 연구인력 변화' 자료에 따르면 박사출신 의사는 2009년 3명에서 지난해 2명, 2012년 9월 1명으로 줄었다.
그나마 한 명도 4월부터 육아휴직 중이다.
즉, 현재 보의연에는 이선희 원장 외에는 박사출신 의사 연구직이 한명도 없다는 이야기다.
석사출신 의사 연구원은 2010~2011년 한 명이었다가 현재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박사출신 한의사는 2009년부터 현재까지 2명이 근무중이다. 석사출신 한의사도 한명이 3년이상 근무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석·박사 약사 연구원도 없기는 마찬가지. 약사출신은 2009년 한명에서 2010~2011년 세명까지 늘었다가 올해 9월 또다시 한명으로 줄었다.
석사는 3년내내 한 명도 없었다.
대신 보건학, 경제학을 전공한 비의료인 연구직은 박사 5명에서 9명으로 늘었고, 석사는 0명에서 10명으로 늘었다.
간호사 연구직도 박사출신이 4명에서 7명, 석사는 0명에서 11명으로 크게 늘었다.
보의연 측은 정부 산하 기관의 특수성 때문에 의사 연구직 자체를 구하기 힘들며, 의료 관련 연구를 하는 기관이라고 의사 인력이 꼭 필요하냐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보건의료 쪽 산하기관 의사 연구직 연봉은 6500만원 수준으로 만족스러운 처우가 아니기 때문에 의사연구직 자체를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의사 연구직 자체가 씨가 말랐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요즘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나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국가 기관마다 연구소가 있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없다"고 토로했다.
보의연은 연구원이 부족한 대신 전문연구위원을 위촉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보의연 관계자는 "해당년도에 추진하는 과제 중 임상 주제가 많으면 해당분야 전문연구위원을 위촉해 공동 연구책임자로 해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의연은 현재 4년차로 커가고 있는 기관이다. 안정기에 들어가면 브랜드가치가 있으니까 연구직 지원자들이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보의연 특수성 때문에 의사연구원은 꼭 필요"
하지만 보건의료연구원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의사 출신 연구원은 꼭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의사 연구원이 없다는 것은 보의연의 설립 목적 자체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보건의료기술진흥법 제19조 1항에 따르면 보의연은 보건의료기술 및 이를 이용해 생산한 제품에 대한 경제성 분석 및 성과 분석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설립됐다.
보의연에서 고위직으로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보의연은 출발자체가 의료를 연구하는 곳이다. 보건학 전공자도 의료를 연구할 수는 있지만 일정비율의 의사인력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의연 원장 선임과 관련한 내부규정에 따르면 원장은 의사출신이어야 한다. 보의연의 설립목적에 임상적인 부분이 많이 차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