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이 대형병원들의 환자 안전 관리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최근 의료진의 실수로 림프암 환자에게 항암제 빈크리스틴을 잘못 투입해 사망하는 사고가 또다시 일어난 것이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최근 인천에 있는 가천대 길병원에서 일어난 빈크리스틴 사망 사고를 폭로하며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환자안전관리 체계에 대한 긴급점검을 실시해야 한다고 23일 밝혔다.
환자단체연합에 따르면 지난 16일 림프암 2기 진단을 받은 강 모씨(41)는 6차례의 항암치료로 완치가 가능한 초기암 환자였다.
2차 항암치료를 받던 중 전공의의 실수로 항암제 '빈크리스틴'이 정맥이 아닌 척수강 내로 잘못 주사돼 13일만에 사망했다.
유족은 부검을 했고, 의료진을 형사고발한 상태다.
빈크리스틴 투약 오류는 2년 6개월 전 경북대병원에서도 일어나 사회적으로 큰 화제가 됐다.
백혈병으로 항암치료를 받던 정종현(당시 9세) 어린이는 항암치료만으로 완치가 가능했지만 빈크리스틴이 척수강 내로 잘못 주사돼 사망했다.
환자단체연합은 "통상적으로 병원은 환자안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이중, 삼중으로 확인하는 절차를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망 같은 심각한 의료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은 안정장치가 모두 뚫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료기관평가인증까지 받은 병원에서 어처구니없는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환자단체연합은 보건복지부와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환자단체연합은 "보건복지부는 전국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환자안전 관리체계에 대한 긴급점검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기관평가인증원도 길병원에서 적신호 사건이 발생한 이상 신속히 사건 확인 후 수시조사를 나가야 한다. 기준을 제대로 지켰는지 확인하고 위반이 확인되면 인증을 취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체는 또한 의사협회와 병원협회를 비롯한 관련학회 등도 위험한 약제 사용 시 환자 안전사고 예방 및 재발 방지를 위한 매뉴얼을 적극 교육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