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두고 정부가 의료민영화를 추진하는 것은 사실상 송도의 '삼성 영리병원'을 위한 허용법안이라는 주장이다.
29일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는 성명서를 내고 "정부는 경제자유구역 영리병원 시행규칙을 즉각 폐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4월 정부는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의료기관의 개설허가 절차 및 외국의 법률에 의해 설립·운영되는 의료기관과의 협력체계 등에 관한 규칙" 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인의협은 "정부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영리병원을 강행하지 못하다가 29일 기어이 대선을 앞두고 시행규칙을 공포했다"면서 "이는 영리병원의 물꼬를 터 주려는 행위로 분개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인의협은 "최근 정부는 외국인 의사 및 의료진의 비율을 10% 이상으로 규정해 90%가 한국인 의료진이라도 외국병원이라고 부르자고 규정했다"면서 "이는 경제자유구역 내 한정된 외국인병원으로 포장됐을 뿐 실제로는 내국인 대상 국내 영리병원"이라고 꼬집었다.
영리병원 설립이 사실상 삼성을 위한 정책적 꼼수라는 주장도 나왔다.
인의협은 " 삼성증권, 삼성물산, KT&G 등이 일본의 다이와증권과 공동으로 투자해 송도에 국제병원을 짓는 사업을 추진 중"이라면서 "이들이 존스홉킨스나 하버드대 병원의 이름을 빌렸지만 이미 국내 의료진이 90%이며 삼성이 주요 투자자이기 때문에 사실상 '삼성병원'일 뿐이다"고 주장했다.
인의협은 "영리병원 허용 시행규칙이 시행되면 이는 전국의 대도시에서 영리병원을 허용하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면서 "영리병원은 비영리병원에 비해 의료비가 매우 비싸며, 영리추구로 인해 의료의 질이 떨어지고, 비정규직을 고용하고 간호 인력을 적게 고용하는 등 악영향을 미친다"고 꼬집었다.
앞서 보건산업진흥원도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지 않는 영리병원의 등장은 수도권의 병원 집중으로 지역병원의 몰락을 초래하고 국민건강보험에도 의료비 부담을 높인다는 연구를 내놨다는 것.
한편 건강세상네트워크도 30일 보건복지부 앞에서 영리병원 시행규칙 제정공포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