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용 한약(첩약)에 대해 한시적으로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그 예산으로 2000억원의 재정을 할당하자 의료계의 반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들과 충분한 합의 없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가 한의계와 밀실야합을 통해 일방적으로 시범사업을 결정했다는 주장이다.
30일 전국의사총연합(전의총)은 성명서를 내고 "충분한 논의와 합의 없이 건정심이라는 비공개 조직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된 한약 첩약 선택분업 시범사업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건정심은 보장성 확대계획의 일환으로 치료용 첩약에 대해 한시적으로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했으며 그 예산으로 2000억원의 재정을 별도 할당한 바 있다.
시범사업은 한의사, 한약조제약사, 한약사들을 대상으로 노인 및 여성질환 치료용 초제에 대해 약국과 한약국에서 조제 가능한 초제(100처방) 중 일부를 건강보험 적용하는 것으로 이르면 내년 10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전의총은 "전문약의 경우엔 철저하게 의사들의 처방과 이에 따른 처방전 교부, 그리고 처방전 교부에 따른 약국의 의약품판매로 의약분업 원칙을 지키고 있다"면서 "하지만 시범사업은 한방 첩약에 대해 명백히 '선택분업'을 시행하겠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의료제도상 한의학도 한의사와 한약사 그리고 한약조제약사로 명확히 그 직능이 분리돼 있기 때문에 보건복지부는 시범사업에 앞서 현재의 의료제도가 분명히 규정하고 있는 의약분업이라는 대원칙을 따르지 않는 이유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는 것.
전의총은 "일부 약제가 건강보험이 적용이 된다면 독성검사를 포함한 모든 한약재의 체계적인 검사가 식약청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면서 "원산지 표기와 유통과 관리에 대해서도 통제, 감시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의총은 이어 "한약 첩약의 급여화 사업은 그 자체가 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건강보험료 납부 시 국민들에게 한약급여에 대한 선택권을 부여해 건강보험료를 낮춰야 한다"면서 "부실한 정책을 입안한 담당자를 찾아 그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