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대체요법으로 활용되는 봉독(벌침)이 파킨슨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교육과학기술부 선도연구센터 배현수 교수(경희 한의대)는 최근 봉독을 이용한 면역 조절효과를 규명해 파킨슨병 치료의 가능성을 열었다고 31일 밝혔다.
배 교수는 파킨슨병이 뇌 자체의 문제가 아닌 면역체계 교란으로 발생한다는 가설을 세우고 면역을 조절해 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찾는데 집중했다.
그러던 중 조절T세포가 파킨슨병의 발생과 악화를 감소시킨다는 사실에 주목해 조절T세포를 증강해 뇌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이에 따라 배 교수는 200여종의 한약재를 일일이 탐색하기 시작했고 꿀벌에서 분리된 봉독이 조절T세포를 증강시키는데 탁월한 효능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제로 배 교수팀이 파킨슨병에 걸린 동물에 봉독을 넣은 결과 파킨슨병에 의해 소실되는 도파민성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효과를 보였다.
또한 도파민성 신경세포를 없애는 소신경교세포(마이크로글리아)의 활성도 크게 억제됐다.
아울러 조절T세포를 제거한 동물에 봉독을 넣으면 봉독의 치료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해 봉독과 조절 T세포의 관계를 증명했다.
배 교수는 "이번 연구는 뇌 질환을 면역조절로 치유할 수 있다는 가설을 확인한 것"이라며 "특히 봉독이 면역조절에 탁월한 물질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봉독의 어떠한 성분이 면역조절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지를 밝혀낸다면 더욱 효능이 뛰어난 파킨슨병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그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아 면역학 분야 권위 학술지인 '뇌행동면역학(Brain, Behavior, and Immunity)'에 게재됐다.